광고문의 02-724-7792

법관과 판결

이진성 헌재소장 "헌법에도 눈물이 있다는 말 만들고 싶다"

[the L] 기자들과 함께 인왕산 산행…"헌법은 피와 눈물로 만들어진 것"


이진성 헌법재판소장이 5일 출입기자단과 함께 인왕산을 오르고 있다/ 사진=헌법재판소 제공

"법에도 눈물이 있다는 말이 있는데, 헌법에도 눈물이 있다는 말은 아직 없다. 헌법에도 눈물이 있다는 말을 만들고 싶다"

이진성(62·사법연수원 10기) 헌법재판소장은 지난 5일 오후 기자들과 서울 인왕산을 함께 오르며 이 같이 말했다. 2012년 9월부터 헌법재판관으로 일해온 그는 지난해 11월24일 임명동의안이 가결돼 헌재소장이 됐다. 

이 헌재소장은 "헌법은 피와 눈물로 만들어진 것"이라며 "민주주의 체제를 완성하기 위해서 얼마나 피를 많이 흘렸느냐. 세계적으로 헌법은 여러 번의 혁명을 통해 완성됐다"고 했다.

이어 정치권에서 추진 중인 개헌에 대해선 “헌법이 항상 불변하는 것은 아니고, 그래서도 안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간통죄에 대한 헌재의 결정이 합헌에서 위헌으로 바뀐 것을 언급하며 “헌법 재판은 사회적 변화를 수용할 줄 알아야 하고, 그래서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산행에는 30여명의 헌법재판소 출입기자들이 동행했다. 등산코스는 인왕산 등산로인 청운도서관→윤동주 기념관→박노해 전시전→백사실계곡 구간이었고, 산행에는 3시간 가량이 소요됐다. 

등산로는 때때로 가팔라지기도 했지만 이 헌재소장은 지치는 기색이 없었다. 그는 “(누적) 1만미터 등산 기록을 달성하려고 북한산 백운대를 한달에 3번 오른 적도 있다”며 “실은 새 헌재소장으로 지명됐다는 청와대 전화를 받았을 때도 등산 중이었다”고 말했다. 등산 마니아인 셈이다.

하지만 헌재소장이 된 이후로는 등산을 한 번 밖에 못했다고 한다. 이 헌재소장은 “어제(4일)도 재판관 전원 회의인 평의를 진행했다”며 “원래 1월에는 평의를 하지 않지만, 9월에 5명의 재판관이 나가는 만큼 시간이 있을 때 일을 해두자고 해서 평의를 하게 됐다”고 언급했다. 이 헌재소장을 비롯해 김이수ㆍ강일원ㆍ안창호ㆍ김창종 등 5명의 헌법재판관 임기는 오는 9월19일까지다.

부산 출신으로 경기고,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그는 부산지법 판사로 시작해 법원행정처 차장, 서울중앙지법원장 등을 지냈다. 지난해 3월10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때 김이수 재판관과 함께 “대통령의 불성실 때문에 수많은 국민의 생명이 상실됐다”는 ‘세월호 보충의견’을 내기도 했다.

“왜 법관이 됐냐”는 질문에 그는 “10월 유신 때 동급생 7명이 유인물 배포 혐의로 체포돼 고초를 겪었는데, 그것을 보면서 처음으로 법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고 답했다. 10월 유신은 1972년 10월17일 박정희 대통령이 국회해산, 헌법정지 등을 골자로 하는 대통령 특별선언을 발표한 것을 말한다.

영화 ‘1987’을 관람했냐는 질문에는 “소장이 된 뒤 너무 바빠 영화를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명탐정 코난’ ‘러빙 빈센트’, ‘너의 이름은’ 같은 애니매이션 류를 좋아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이 헌재소장은 헌재소장 청문회, 취임사에서 인용한 김종삼 시인씨의 시도 여러 번 언급했다. 그는 산행 중 시인의 ‘민간인’ ‘장편2’라는 시를 직접 낭송하며 “젊을 때부터 좋아한 시인은 아니고 거의 쉰 살이 다 됐을 때 알게 된 시인이다. 짧지만, 장면이 선명하게 떠오르고, 담은 내용이 의미심장해 좋아하게 됐다”고 말했다.

등산을 마치면서 청운동에 위치한 ‘윤동주 기념관’도 잠시 들렀다. 이 헌재소장은 윤동주 시인의 친필 원고를 보며 “글씨를 참 꼼꼼하게 쓴다”고 말했다. 이어 들른 ‘박노해 시인 사진전시관’에선 “박노해씨가 구속됐을 때 검찰이 변호인 접견을 불허했는데, 이를 취소해 달라는 사건이 나한테 왔다. 당연히 해줬다”고 인연을 소개하기도 했다.



페이스북 공유트위터 공유
목록
 
모든 법령정보가 여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