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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지혜 디자이너 |
생후 26개월된 딸을 방치해 고도 영양실조로 사망에 이르게 한 엄마가 1심에서 징역 6년형을 선고받고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가 오히려 무거운 9년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5부(부장판사 윤준)는 11일 아동학대범죄 처벌 특례법 위반(아동학대 치사) 혐의로 구속기소된 A씨(30)의 항소심에서 징역 6년형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9년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는 스스로 양육의 어려움을 초래해 범행의 책임은 온전히 A씨에게 있다"며 "엄중한 처벌로 사회 전체에 경각심을 일으키고 범죄의 재발을 막아야 한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A씨는 2015년 3월 딸을 출산했으나 돌 무렵부터 적절한 영양분을 공급하지 않는 등 학대행위를 지속해 딸을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았다. A씨는 2016년 3월쯤 2박3일간 전주로 여행을 떠나거나 남자친구와 3박4일간 제주 여행을 다녀오는 과정에서도 딸을 혼자 방치하는 등 수시로 외출과 외박을 반복한 것으로 조사됐다.
1심은 A씨에 징역 6년형을 선고했고 A씨는 이에 불복해 양형부당, 심신미약 등을 이유로 항소를 제기했다. 이에 재판부는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기는 커녕 원심보다 무거운 9년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는 딸의 출생신고도 하지 않아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최소한의 지원을 받을 통로마저 차단했다"며 "딸의 친부로부터 '필요한 것이 있으면 연락하라'는 문자를 받고도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아동학대는 단순히 피해아동의 생명·신체에 대한 개인적 법익의 침해에 그치지 않고 사회공동체 형성·유지라는 국가적·사회적 법익도 침해하는 것"이라며 "A씨의 딸은 아무런 애정과 관심을 못 받고 힘겹게 버티다 이름도 없이 사망에 이르러 딸이 느꼈을 정신적·육체적 고통의 깊이는 짐작하기조차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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