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선희 전 어버이연합 사무총장 /사진=뉴스1

국가정보원과 공모해 각종 관제시위를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는 추선희 전 대한민국어버이연합 사무총장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검사)은 17일 국정원법 위반 및 공갈 등의 혐의로 추 전 총장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그를 재판에 넘기면서 원세훈 전 원장과 국정원 직원들을 공범으로 적시했다.

검찰에 따르면 추 전 총장은 2010년부터 2013년 사이 국정원에서 소정의 지원을 받는 조건으로 어버이연합을 동원해 관제시위를 주도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각종 정부 정책에 힘을 싣는 집회를 열고 정부에 비판적인 성향을 지닌 정치인 등에 대한 규탄 시위를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구체적으로 추 전 총장은 2010년 11월 연평도 포격 사건 당시 정부를 비판하는 발언을 한 박지원 의원과 송영길 당시 인천시장 등에 대한 규탄 시위, 2011년 5월 야권통합 운동을 하던 배우 문성근씨에 대한 규탄 시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추모행사 반대 시위 등을 주도한 것으로 파악됐다.

추 전 총장은 또 박근혜정부 시절이던 2013년 8월 CJ그룹 본사 앞에서 CJ를 좌편향 기업이라고 규정하는 내용의 시위를 벌이고 이를 중단하는 대가로 CJ 측에서 2200만원 상당의 금품을 뜯어낸 혐의가 있다.

이 밖에도 검찰은 추 전 총장이 2009년 4대강 사업을 반대한 이상돈 의원을 규탄하는 시위나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현충원 안장을 반대하는 시위도 주도한 것으로 확인했지만 공소시효가 지나 기소 범죄사실에는 포함하지 않았다.

추 전 총장은 이 같은 시위를 주도하는 대가로 자신 명의의 계좌와 차명 계좌를 통해 국정원에서 거액을 지원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 관계자는 "넘어간 금액이 상당히 많다"며 "구체적인 규모는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검찰은 앞으로 추 전 총장이 국정원에서 받은 금액을 어떻게 사용했는지 여부에 대해 수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한편 앞서 검찰은 추 전 총장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지난해 10월 이를 기각했다. 당시 법원은 "범죄혐의는 소명되나 피의자의 신분과 지위, 수사진행 경과 등을 고려할 때 도망 및 증거인멸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후 검찰은 추 전 총장에게 구속영장을 다시 청구하지 않고 수사를 진행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