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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기자수첩] "한남들 XX해라"…'남성혐오'도 권리일까

[the L]


"전형적인 '한남'(한국 남성에 대한 비하 표현)은 '재기'(남성의 자살을 뜻하는 속어)해라!"

13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걷고싶은거리에서 열린 '제천 여성 학살 사건' 시위의 한 장면이다. 여성 시위 참가자들이 시위 장면을 스마트폰으로 찍던 한 남성을 향해 이 같이 외쳤다. 원치 않는 관심에 대한 불쾌감을 넘어 남성을 향한 혐오가 느껴졌다. 남성은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

워마드 등 극단 성향의 여성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결성된 집회 주최단체 '여초연합'은 이날 집회에서 충북 제천 화재 참사가 피해자들을 여성이란 이유로 구조하지 않은 여성 학살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사고 당시 남성 관리자가 2층 여탕만 빼고 화재 사실을 알렸다는 이유였다. 또 여탕은 관리인이 없었고 안전점검도 제대로 받지 않았다는 논리다.

시위 참가자들은 신원 노출로 피해를 당할 것을 우려해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꽁꽁 싸맸다. 사진을 찍는 행인들에게 달려가 사진을 지우게 하는 게 주최 측의 임무였다. 이들은 사회 문제를 과도하게 '젠더'(성)로만 환원하는 것이 사회적 비판 대상임을 알고 있다. 거리에서 구호는 외치면서도 얼굴을 가리고 사진 촬영을 막은 이유다.

사회적 눈총 탓에 이들이 헌법상 권리인 집회 시위의 자유를 충분히 누리지 못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 참가자는 "예전 시위에서는 얼굴을 가리지 않고 참가했지만 온라인에서 신상 공개로 피해를 당하는 경우가 많아 이젠 마스크를 꼭 쓴다"며 "다들 하는 시위를 하는데 당당할 수 없어 아쉽다"고 말했다.

남성중심적 문화와 가부장적 질서, 숱한 유리천장에 억눌린 여성들의 심정을 이해 못할 바 아니다. 그렇다고 남성을 무작정 비난하고 이들에게 목숨을 끊으라고 요구하는 것까지 이해해야 할지는 의문이다. 이런 극단적 성향의 커뮤니티 활동과 길거리 집회를 소수자들의 정당한 권리 행사로 봐야 할까? 아니면 사회통합의 걸림돌로 봐야할까? 한국 사회는 정답을 찾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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