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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판례氏] 아파트 단지에서 3살 아이 치고 '쌩'…처벌은?

[the L] 아파트 단지에서 상처 크지 않아도 '조치'없이 떠났다면 '뺑소니'

그래픽=이지혜 디자이너

아파트 단지 안에서 운전을 하던 A씨. 모퉁이를 돌던 중 3살 남짓의 아이가 세발자전거를 타고 도로로 나오는 것을 보지 못하고 자동차의 오른 쪽 앞부분으로 아이를 들이받고 말았다. A씨는 차에서 내려 아이를 살폈다. 이를 옆에서 지켜본 주민은 "아이가 많이 다치지는 않은 것 같은데, 그래도 어떨지 모르니 병원에 데리고 가봐라"고 조언했지만, A씨는 별다른 조치없이 사고 현장을 떠났다. 넘어진 아이는 무릎이 까지고 1주일간 치료가 필요한 타박상을 입었다.

A씨는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도주차량)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피해자(3살 아이)를 발견하고 급히 멈췄지만 차에 부딪혀 넘어졌다"며 "사고가 난 뒤 즉시 차에서 내려 다친 곳이 없는지 확인했더니 무릎에 조그만 찰과상을 입었을 뿐이었다. 닦아주니 툭툭 털면서 주차장으로 정상적으로 걸어갔다. 이를 확인하고 현장에서 떠났으니 도주한 것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A씨의 사고는 '뺑소니'라고 볼 수 있을까.

대법원은 도로에서 사고가 일으킨 뒤 구호 조치를 취하지 않았기때문에 '교통 사고 후 도주'를 한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대법원 2002도3190)

대법원은 먼저 아파트 단지 내 통행로 역시 도로교통법상 '도로'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아파트 단지 안에서는 경비원들이 주민이 아닌 사람의 차에 스티커를 발부해왔지만 이는 주차공간 확보 차원에서 이뤄진 것일 뿐"이라며 "이것 만으로 아파트 단지 내의 통행로가 특정인 또는 그들과 관련된 특별한 용건이 있는 자들만 사용할 수 있는 장소로 자주적으로 관리되는 장소라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실적으로 불특정 다수의 사람이나 차량의 통행을 위해 공개된 장소하면 교통질서 유지 등을 목적으로 일반 교통경찰권이 미치는 공공성 있는 곳으로 '도로'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또 내려서 피해자의 상황을 확인했더라도 보호조치가 없었다면 도주에 해당한다고 봤다. 대법원은 "사리분별을 할 수 없고 아직 스스로 자기 몸의 상처가 어느 정도인지 충분히 파악하기도 어려운 나이 어린 피해자가 승용차에 부딪쳐 땅에 넘어진 이상, 피해자를 병원에 데려가 눈에 보이는 상처는 물론 있을지도 모르는 다른 상처 등에 대한 진단, 치료를 받게 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또 "어린 피해자가 울고 있고, 무릎에 상처가 난 것을 봤는데도 불구하고 아무런 보호조치도 없는 상태에서 현장을 이탈했다면 사고를 일으킨 사람이 누구인지 쉽게 알 수 없도록 했다고 볼 수 있다"며 "이는 도주 운전자가 맞다"고 판단했다. 결국 A씨는 벌금 250만원 형이 확정됐다.

◇관련조항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3(도주차량 운전자의 가중처벌)

① 「도로교통법」 제2조에 규정된 자동차·원동기장치자전거의 교통으로 인하여 「형법」 제268조의 죄를 범한 해당 차량의 운전자(이하 "사고운전자"라 한다)가 피해자를 구호(구호)하는 등 「도로교통법」 제54조제1항에 따른 조치를 하지 아니하고 도주한 경우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가중처벌한다.
1.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고 도주하거나, 도주 후에 피해자가 사망한 경우에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2. 피해자를 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에는 1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② 사고운전자가 피해자를 사고 장소로부터 옮겨 유기하고 도주한 경우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가중처벌한다.
1.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고 도주하거나, 도주 후에 피해자가 사망한 경우에는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2. 피해자를 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도로교통법

제54조(사고발생 시의 조치)연혁판례문헌

① 차의 운전 등 교통으로 인하여 사람을 사상하거나 물건을 손괴(이하 "교통사고"라 한다)한 경우에는 그 차의 운전자나 그 밖의 승무원(이하 "운전자등"이라 한다)은 즉시 정차하여 다음 각 호의 조치를 하여야 한다. 
1. 사상자를 구호하는 등 필요한 조치
2. 피해자에게 인적 사항(성명ㆍ전화번호ㆍ주소 등을 말한다. 이하 제148조 및 제156조제10호에서 같다) 제공

② 제1항의 경우 그 차의 운전자등은 경찰공무원이 현장에 있을 때에는 그 경찰공무원에게, 경찰공무원이 현장에 없을 때에는 가장 가까운 국가경찰관서(지구대, 파출소 및 출장소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에 다음 각 호의 사항을 지체 없이 신고하여야 한다. 다만, 차만 손괴된 것이 분명하고 도로에서의 위험방지와 원활한 소통을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1. 사고가 일어난 곳
2. 사상자 수 및 부상 정도
3. 손괴한 물건 및 손괴 정도
4. 그 밖의 조치사항 등

③ 제2항에 따라 신고를 받은 국가경찰관서의 경찰공무원은 부상자의 구호와 그 밖의 교통위험 방지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경찰공무원(자치경찰공무원은 제외한다)이 현장에 도착할 때까지 신고한 운전자등에게 현장에서 대기할 것을 명할 수 있다.

④ 경찰공무원은 교통사고를 낸 차의 운전자등에 대하여 그 현장에서 부상자의 구호와 교통안전을 위하여 필요한 지시를 명할 수 있다.

⑤ 긴급자동차, 부상자를 운반 중인 차 및 우편물자동차 등의 운전자는 긴급한 경우에는 동승자로 하여금 제1항에 따른 조치나 제2항에 따른 신고를 하게 하고 운전을 계속할 수 있다.

⑥ 경찰공무원(자치경찰공무원은 제외한다)은 교통사고가 발생한 경우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필요한 조사를 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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