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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 리포트

[단독] "남의 범죄 불면 재판 안 넘긴다"…'한국형 플리바게닝' 윤곽

[the L] 검찰개혁위, 뇌물·횡령·배임 등 5대 부패범죄 대상 도입 권고…자신 범죄 자백만으론 불가·법원 승인 필요


다른 사람의 범행을 털어놔 수사에 기여하는 피의자를 법원의 승인을 거쳐 재판에 넘기지 않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사법협조자 소추면제(형벌감면) 제도'로 사실상의 '한국형 플리바게닝(Plea Bargaining·유죄협상)'이다. 적용 대상은 뇌물, 횡령 등 5대 중대부패범죄에 한정될 전망이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검 검찰개혁위원회는 최근 전체회의에서 △뇌물 △알선수재 △알선수뢰 △배임 △횡령 등 5대 중대부패범죄에 대해 이 같은 제도의 도입을 권고키로 결론 내리고 세부안을 논의했다. 이는 그동안 검찰과 법무부가 도입을 희망해왔던 제도라는 점에서 실제로 정부 차원에서 도입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형 플리바게닝'으로 불리는 이 제도는 여러 명이 가담한 범죄에서 피의자가 자신의 범행과 관련된 '타인의 범행'에 대해 진술해 전체 범죄 규명에 기여하는 경우 법원의 승인을 거쳐 해당 피의자에 대한 기소를 면제해주는 것을 골자로 한다. 뇌물, 횡령 등 중대부패범죄의 경우 은밀하게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이런 보상 없이는 진술 등 증거 확보가 어렵고, '깃털'이 아닌 '몸통'을 처벌하기도 곤란하다는 문제의식이 깔려있다.

이 제도의 적용 요건으로는 △5대 중요부패범죄에 해당하는 범죄일 것 △피의자의 진술이 '타인(조직)의 범행'에 대한 진술일 것 △'타인의 범행'이 자신의 범행과 관련되어 있을 것 △피의자의 진술이 전체(조직) 범죄 규명에 기여하는 진술일 것 △피의자와 변호사, 검사 3자의 제도 적용에 대한 합의가 있을 것 △3자의 합의에 대한 법원의 승인이 있을 것 등이 논의되고 있다. 

검찰개혁위 관계자는 "지금은 공범의 범죄를 진술할 경우 자신도 처벌받을 수 있을 것을 우려해 증언이나 정보제공을 거부하는 사례가 많다"며 "이 제도가 도입되면 실체적 진실 발견과 형사사법 정의실현을 위한 증언 확보가 용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2011년 법무부가 '내부증언자 면책제도'라는 이름으로 도입을 추진했던 제도와 유사한 구조다. 다만 △인권보호와 절차적 정당성을 갖추기 위해 법원의 승인을 요건으로 추가한 점 △수사 협조자에 대한 혜택을 법원에서의 형 감면이 아닌 검찰의 기소 면제로 정한 점 등에서 차이가 있다.

이 제도가 도입된다면 이는 국내에만 있는 독자적인 제도가 된다. 미국, 영국 등의 플리바게닝은 남이 아닌 자신의 범행을 인정하는 대가로 형사처벌의 감경, 신속한 처리 등의 혜택을 받는 제도다. 미국의 '면책조건부 증언취득제도'의 경우 증인이 법원, 대배심, 정부기관, 상·하원의회 등에서 증언이나 정보제공을 거부하는 증인에게 면책을 조건으로 증언을 강제하는 데 주로 쓰인다.

검찰개혁위는 이르면 이번주 세부안을 마련, 대검에 이 같은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 추진을 권고할 계획이다. 이 경우 검찰은 개혁위의 권고를 받아들이는 형식을 취해 법무부에 형사소송법 개정을 건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법무부가 개정안을 제출하더라도 국회를 통과할지는 미지수다. 법무부는 2011년 유사한 내용의 형법 및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제18대 국회에 제출한 바 있지만 끝내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18대국회 임기만료와 함께 자동 폐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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