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명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사진=뉴스1

검찰이 이명박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이 건넨 특수활동비를 민간인 불법사찰 입막음용으로 쓰는 데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는 장석명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송경호)는 23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및 장물운반 등의 혐의로 장 전 비서관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장 전 비서관의 구속 여부는 이르면 오는 25일 법원의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거쳐 결정될 전망이다.

검찰은 이미 구속된 김진모 전 청와대 민정2비서관이 2011년 국정원에서 받은 5000만원이 장 전 비서관을 통해 류충렬 전 국무총리실 공직복무관리관을 거쳐 장진수 전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에게 전달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류 전 관리관은 국무총리실의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을 폭로한 장 전 주무관에게 입막음 대가로 5000만원을 '관봉'(한국조폐공사가 발행한 신권을 비닐로 포장해 한국은행에 납품한 뭉칫돈)으로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검찰 수사 당시 류 전 관리관은 이 돈을 장인이 준 것이라고 주장해 수사가 더 이상 윗선으로 향하지 못했다.

그러나 류 전 관리관은 지난 21일 검찰에 소환돼 과거 진술을 번복하고 해당 자금은 장 전 비서관이 준 돈이라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검찰은 지난 22일 장 전 비서관을 소환해 자금 출처와 돈을 전달한 경위 등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

한편 장 전 비서관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되면서 검찰 수사가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당시 김 전 비서관과 장 전 비서관의 직속 상관이었던 권재진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소환 조사도 불가피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