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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법을 공부해야 할 이유

[the L] [전우정 박사의 옥스포드 영국법 이야기]

편집자주외부 기고는 머니투데이 'the L'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기고문은 원작자의 취지를 최대한 살리기 위해 가급적 원문 그대로 게재함을 알려드립니다.

필자는 우리나라에서 법학을 전공하고 영국으로 유학을 가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법은 대륙법계에 속하기 때문에 영국법과 체계가 많이 다르다. 영문계약서 검토, 영국법 조사 등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필자가 영국 유학을 하면서 배웠던 영국법에 대하여 알기 쉽게 설명하고자 한다. 

영국 법률 문헌을 볼 때에 "common law"라는 단어에 세 가지 뜻이 있다는 것을 정확하게 알고 있어야 영국법 이해가 가능하다. 

처음부터 "common law"는 "civil law"(대륙법)에 반대되는 개념으로 "영미법(英美法)"이라는 뜻이 있는 것은 알고 있었다. 

영국법을 조금 더 공부하면서, "equity"(형평법)에 반대되는 개념으로 "common law"에 "보통법"이라는 뜻이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영국법에는 보통법과 더불어 형평법이 있었다. 국왕의 최고 고문인 대법관(Lord Chancellor)이 보통법으로 구제받을 수 없는 자를 개별적으로 구제하는 재판을 하였고 이 재판이 선례가 되어 형평법이 성립된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도 해석이 부드럽게 되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 "common law and statute"라는 구절이 나오는데, 여기서는 성문법(statute)에 반대되는 개념으로 “판례법”이라는 뜻으로 쓰인 것이었다. 영국에서는 판결이 집적된 것을 보통법(common law)이라고 한다. 판결의 법리가 상식(common sense)과 같이 보통 사람들이 상식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보통의 법이라는 뜻이다. 

우리나라에서 법학 교육을 받고 영국으로 가서 느낀 가장 큰 차이점은 기본 3법인 헌법, 민법, 형법의 법조문이 없다는 것이었다. 영국은 대표적인 불문헌법 국가이다. 따라서 헌법전이 없다. 1215년에 제정된 마그나 카르타(Magna Carta)가 영국 헌법의 법원(法原)이 되고 있다. 미국에는 성문 헌법(US Constitution)이 있는 점이 다르다. 

영국에는 민법전이 없다. 우리나라 민법의 내용을 이루고 있는 계약법(contract), 불법행위(tort), 물권법(property) 등이 민법 조문으로 제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판례들로 이루어져 있다. 영국에는 형법전도 없다. 형법도 판례로 이루어져 있다. 

영국은 불문법 국가라고 하지만, 민사소송법(Civil Procedure Rules), 형사소송법(Criminal Procedure Rules), 회사법(Companies Act), 도산법(Insolvency Act) 등은 성문법으로 제정되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도산"이라는 용어와 "파산"이라는 용어가 혼용되어서 영어로 변역을 할 때에 혼동의 우려가 있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2편은 회생절차, 제3편은 파산절차이다. 

영국에서는 도산법(Insolvency Act) 제1편에 자율협약(voluntary arrangement), 제2편에 회생 법정관리(administration)를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제4편에 파산(winding up)을 규정하고 있다. 영국에서는 파산절차를 “winding up”이라고도 하고 “liquidation”이라고도 한다. 미국에서는 도산법(Bankruptcy Code) 제11편이 회생(reorganization), 제7편이 파산(liquidation)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영국의 Insolvency Act 및 미국의 Bankruptcy Code를 파산법이라고 번역하면 파산절차(liquidation 또는 winding up)만을 규정하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으므로, 파산과 회생을 포함한다는 의미에서 “도산법”으로 번역하는 것이 보다 정확하다. 

영국은 역사적으로 전 세계 식민지에 선교사, 영어교사, 그리고 변호사를 보내서, 기독교를 전파하고 영어를 가르쳤을 뿐만 아니라 영국법 제도를 뿌리내리게 하였다. 현재 영연방국가들인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홍콩, 싱가폴, 인도, 말레이시아 등지에서 아직도 영국법 제도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이들 국가를 중심으로 하는 국제금융, 건설, 해상법, 보험 등의 분야에서는 영국법이 준거법으로 많이 활용되고 있다. 이 때문에 영국법 변호사에 대한 수요는 많은데, 우리나라에는 미국 변호사에 비하여 영국 변호사 자격증을 가진 변호사의 숫자가 부족하여, 법률서비스 무역수지 적자를 높이는 원인이 되고 있다. 영국법 공부가 필요한 이유이다. 


법무법인(유한) 정률의 파트너 변호사로 근무하고 있는 전우정 변호사(변시 2회)는 영국 옥스포드 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중국 칭화대와 북경대에서 각각 석사학위를 받았다. 대한상사중재원, 쿠알라룸프루 국제중제센터, 칭따오중재위원회의 중재원으로 위촉되었으며, 대한변호사협회 국제위원회 제1간사, 서울지방변호사회 공보이사를 맡고 있다. 국제중재, 국제투자, 노동 분야의 전문가이다. 저서로는 "Cross-border Transfer and Collateralisation of Receivables - A Comparative Analysis of Multiple Legal Systems"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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