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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 뉴스

[전문] 김명수 대법원장 "매우 참담한 심정"

[the L] '사법부 블랙리스트 조사결과' 법원 내부 입장문

김명수 대법원장./사진=뉴스1


김명수 대법원장이 이른바 '사법부 블랙리스트' 추가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 드러난 '법관 사찰' 파문과 관련, 법원 내부를 향한 입장을 따로 밝혔다. △인적 쇄신 △대외업무 전면 재검토 등 법원행정처 조직 개편을 언급한 제도개선책 부분은 대국민을 위한 입장과 같은 내용이 담겼지만, 서두와 마무리 부분은 다른 내용이다. 


김 대법원장은 24일 대법관 간담회를 열고 지난 22일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에 대한 추가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 발표 등 일련의 사태에 대한 의견을 논의한 뒤 이 같은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먼저 김 대법원장은 “법원 구성원들이 느꼈을 충격과 분노가 가늠되지 않는다”며 “정의 실현의 최후 보루인 사법부를 신뢰한 국민들의 배신감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직접적으로 정보 수집이나 동향 파악의 대상이 된 법관들의 심정도 짐작하기 어렵지만 법원 전체가 받는 타격도 못지않을 것”이라며 “이 일은 우리 사법부 구성원 모두의 자부심을 무너뜨리고 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김 대법원장은 “사법의 본질은 어디까지나 재판”이라며 “사법행정은 재판의 공정성을 담보해내기 위하여 존재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사법행정에 있어서 법관은 보좌(保佐)의 대상이며 사법행정의 영역에서 권한 없이 법관들의 동향을 파악하거나 성향에 따라 분류하는 일은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대국민 입장 발표와 동일하게 김 대법원장은 "추가조사위원회의 조사결과에 따른 합당한 후속조치를 취하겠다"며 "이를 위해 필요한 범위에서 조사 결과를 보완하고 공정한 관점에서 조치방향을 논의해 제시할 수 있는 기구를 조속히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또 김 대법원장은 "유사한 사태가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근본적인 제도 개선책도 마련하겠다"면서 "단기적으로는 새로운 사법행정의 문화와 관행을 이끌어 내기 위한 인적 쇄신 조치를 단행하고 법원행정처의 조직 개편방안도 마련하겠다"고 했다. 이어 "중·장기적으로는 법관의 독립을 보장할 수 있는 중립적인 기구의 설치를 검토하는 것과 함께 기존 법원행정처의 대외업무를 전면적으로 재검토하겠다"며 "법원행정처 상근 판사도 축소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법원장은 "곧 출범할 예정인 ‘국민과 함께 하는 사법발전위원회’도 국민들의 의견이 실질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구성하고 사법행정 운용방식의 개선책이 우선적으로 검토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사법행정, 재판제도, 법관인사 전반을 점검해 모든 부분을 사법 선진국 수준의 투명한 시스템으로 대폭 개선하겠다"고 공언했다.

마지막으로 김 대법원장은 “자발적인 쇄신은 고통스러운 일이지만 일부는 살아있고, 일부는 병든 몸의 상태에서 뛸 수는 없다”면서 “우리의 저력을 보여주고, 국민의 신뢰를 되찾아 오자”고 덧붙였다.

아래는 법원 내부를 위한 김명수 대법원장의 입장 전문이다.

전국의 법원 가족 여러분

이번 추가조사위원회의 조사결과를 접하고 법원 구성원 여러분께서 느끼셨을 충격과 분노가 어떠하셨을지 가늠되지 않을 정도입니다. 정의 실현의 최후 보루인 사법부를 신뢰한 국민들의 배신감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 역시 매우 참담한 심정입니다. 직접적으로 정보 수집이나 동향 파악의 대상이 된 법관들의 심정도 짐작하기 어렵지만, 법원 전체가 받는 타격도 못지않을 것입니다. 무엇보다 저를 힘들게 하는 것은 이번 일에 관여된 사람들이 모두 법관이라는 점입니다. 어떠한 변명으로도 정당화되기 어려운 이 일은 우리 사법부 구성원 모두의 자부심을 무너뜨리고 있습니다.

법원 가족 여러분,


사법의 본질은 어디까지나 재판입니다. 사법행정은 그에 부수하여 필요한 지원을 하고 나아가 위기의 상황에서는 법관의 독립을 수호함으로써 재판의 공정성을 담보해내기 위하여 존재하는 것입니다. 사법행정에 있어서 법관은 관리의 대상이 아니라 보좌(保佐)의 대상입니다. 그러한 사법행정의 영역에서 권한 없이 법관들의 동향을 파악하거나 성향에 따라 분류하는 일은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됩니다. 법관의 독립을 침해할 수 있는 이러한 일로 국민의 사법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다면 우리는 무엇으로 우리의 권위를 지탱하겠습니까.

우리는 매우 엄중한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두려움에 일단 눈을 감자는 목소리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선택하여야 합니다. 상황을 직시하고 과감히 행동하여야 합니다. 저는 우리의 자부심을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한 때의 잘못이 끊임없이 우리의 미래를 잠식하고 변질시킬 것입니다.

사랑하는 법원 가족 여러분,

우리에게 쇄신의 의지와 미래를 향한 고뇌가 있다면 지금은 그것을 보여주어야 할 때입니다. 먼저 추가조사위원회의 조사결과에 따른 합당한 후속조치를 취하겠습니다. 이를 위하여 필요한 범위에서 조사결과를 보완하고 공정한 관점에서 조치방향을 논의하여 제시할 수 있는 기구를 조속히 구성하도록 하겠습니다. 법원 스스로의 힘으로 이번 사안이 여기까지 밝혀졌듯이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저를 믿고 조금만 더 기다려 주시기 바랍니다.

아울러 유사한 사태가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근본적인 제도개선책도 마련하겠습니다. 단기적으로는 새로운 사법행정의 문화와 관행을 이끌어 내기 위한 인적 쇄신 조치를 단행하고, 법원행정처의 조직 개편방안도 마련하겠습니다. 중·장기적으로는 법관의 독립을 보장할 수 있는 중립적인 기구의 설치를 검토하는 것과 함께 기존 법원행정처의 대외업무를 전면적으로 재검토하고, 법원행정처 상근 판사를 축소해 나가겠습니다. 곧 출범할 예정인 ‘국민과 함께 하는 사법발전위원회’도 이에 관한 국민들의 의견이 실질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구성하고, 사법행정 운용방식의 개선책이 우선적으로 검토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사법행정, 재판제도, 법관인사 전반을 점검하여 모든 부분을 사법 선진국 수준의 투명한 시스템으로 대폭 개선하겠습니다.

법원 가족 여러분,
자발적인 쇄신은 고통스러운 일입니다.
그러나 일부는 살아있고, 일부는 병든 몸의 상태에서 뛸 수는 없습니다.
우리의 저력을 보여주고, 국민의 신뢰를 되찾아 옵시다. 저부터 앞장서겠습니다. 저는 이 모든 과정 너머에 보다 밝은 법원이 있다고 굳게 믿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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