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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판례氏] "추운데 온수가…" 얼어죽은 채소, 누가 물어주나

[the L]


러시아 모스크바보다 더 추운 요즘이다. 요즘 서울의 기온은 미국 알래스카 앵커리지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한다. 한파 등 이상기온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는 분야 중 하나가 농업이다. 지방자치단체의 공사 때문에 농민이 한파 등 자연재해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피해를 입었다면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을까?

탄천 인근에서 비닐하우스 영농단지를 조성해 채소와 꽃 등을 재배하는 A씨. A씨는 겨울이면 지하에 흐르는 따뜻한 물(탄천에서 나온 물)을 끌어올려 비닐하우스 외벽과 내벽 사이에 지하수를 계속 흐르게 하는 방식(수막재배법)으로 비닐하우스의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시켰다.

문제는 지자체가 탄천에서 개수공사를 하면서 벌어졌다. 홍수 방지를 위한 개수공사를 한 이후 지하수가 잘 나오지 않게 된 것이다. 결국 영농단지로 지하수가 잘 들어오도록 용수공급시설 보완 공사를 시작했지만, 공사가 완료되기 전 한파가 불어닥치고 말았다. 한파가 발생했지만 A씨는 지하수가 부족해 수막재배 방법을 사용하지 못했다. 결국 한파에 일부 채소 등 작물이 냉해를 입고 고사하고 말았다.

비슷한 상황에 처한 농민 13명은 지자체와 공사 업체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원심은 "지자체와 건설업체가 농민들이 지하수를 사용해 채소 등을 재배하고 있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데도 지하수로 보온을 시작하는 10월까지 새로운 용수공급 시설 공사를 마무리하지 못하고 지연해 피해를 입힌 과실이 인정된다"며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대법원 2000다46290) 대법원은 지자체가 이들에게 손해배상을 할 책임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홍수방지라는 공공의 필요에 의해 적법한 공사였다는 점 △공사 후 A씨 등이 피해를 입자 새로운 용수공급시설을 설치해주는 방법으로 손실을 보상해주려고 한 점 △공사상 잘못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근거로 "개수공사로 피해를 입히긴 했지만 불법행위가 있다고 볼 수는 없다"며 손해배상을 할 책임이 없다고 설명했다.

◇관련조항 

민법

제750조(불법행위의 내용)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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