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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부회장 '묵시적 청탁' 뇌물죄, 2심서 뒤집힐까

[the L 리포트] [이재용 운명의 2심 선고 ③] 대법, 전두환·노태우 '포괄적 뇌물죄' 인정…진경준 재판선 '포괄적 현안 묵시적 청탁' 인정 안해

/그래픽=이지혜 디자이너

'포괄적 현안에 대한 묵시적 청탁'.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건의 1심 재판부가 뇌물공여 혐의에 유죄를 선고하면서 제시한 핵심 법리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 사이에 명확한 청탁이 없었더라도 서로 무엇을 원하는지 '이심전심'으로 알고 금품을 주고받았다면 뇌물죄가 성립한다는 논리다.

뚜렷한 청탁이 없었더라도 뇌물죄가 성립될까? 이에 대해 대법원은 그동안 엇갈린 판결을 내려왔다. 다음달 5일 선고를 내릴 이 부회장 사건의 2심 재판부가 어떤 판례를 채택할 것이냐에 따라 이 부회장의 운명이 결정된다. 

지난해 12월22일 대법원은 넥슨 주식 취득을 위해 수억원대의 금액을 수수한 진경준 전 검사장과 이를 건네준 김정주 NXC(넥슨 지주회사) 회장에 대한 유죄 원심을 깨고 서울고법으로 사건을 돌려보냈다. 추상적이고 막연한 기대감만으로는 직무관련성이나 대가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였다.

사건의 쟁점은 진 전 검사장이 20년 지기인 김 회장으로부터 받은 넥슨홀딩스 주식 매입대금 4억2500만원과 제네시스 자동차, 여행비 등 총 5억원대 금품을 뇌물로 볼 수 있는지 여부였다. 

김 대표는 진 전 검사장에게 대놓고 부탁을 건넨 적은 없지만 막연하게나마 도움을 바라고 준 돈이었다는 점은 인정했다. 그는 "회사의 형사사건 등 분쟁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다"고 했다. 당시 김 대표와 넥슨은 저작권법 위반과 횡령, 사기 등의 혐의로 수사선상에 올라 있었다. 검찰은 김 대표의 진술과 당시 넥슨의 수사상황 등을 근거로 김 대표가 '보험'을 든 것이고, 진 전 검사장은 이를 알고 돈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대법원은 진 전 검사장이 청탁을 받았다는 점은 일부 인정했다. 그러나 그 청탁이 막연하고 추상적이어서 직무관련성이 드러나지 않는다며 뇌물죄를 인정하지 않았다. 어떤 청탁이 오고갔는지 구체적으로 특정이 돼야 뇌물죄가 성립한다는 논리였다.

반면 과거 전두환 전 대통령과 노태우 전 대통령의 뇌물 사건에서 대법원은 다른 판단을 내렸다. 당시 대법원은 "뇌물은 대통령의 직무에 관해 공여되거나 수수된 것으로 족하다. 개개의 직무행위와 대가적 관계에 있을 필요가 없다"며 "그 직무행위가 특정된 것일 필요도 없다"고 밝혔다. 청탁 내용이 특정되지 않아도 '포괄적 뇌물죄'를 인정할 수 있다는 취지였다. 국정 전반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대통령이 사건 당사자임을 고려한 판결이다.

만약 이 부회장 사건을 맡은 2심 재판부가 전 전 대통령과 노 전 대통령 사건의 판례를 따른다면 뇌물공여죄에 대한 유죄 판단은 유지될 공산이 크다. 반면 '포괄적 현안에 대한 묵시적 청탁'을 인정하지 않은 최근 판결인 진 전 검사장 사건의 판례를 채택한다면 무죄로 뒤집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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