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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하며 재산분할…세금 안 내도 될까?

[the L] 화우의 조세전문 변호사들이 말해주는 '흥미진진 세금이야기'

편집자주외부 기고는 머니투데이 the L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기고문은 원작자의 취지를 최대한 살리기 위해 가급적 원문 그대로 게재함을 알려드립니다.

누구든 행복한 가정을 꿈꾸며 결혼을 하고 자녀들을 키우며 살지만 현실은 그렇게 녹록하지 않다. 안타깝게도 통계적으로 우리나라의 이혼율은 OECD 국가 중 9위안에 들 정도로 높고, 아시아에서는 1위라고 한다. 매년 10만쌍이 넘는 가정이 이혼으로 파탄을 맞고 있는데, 성격차이, 경제적인 문제, 배우자의 외도 등 그 이유도 다양하다. 그런데 이혼하면서 다른 배우자에게 위자료나 재산을 분할해 주는 경우 세금 부담은 어떻게 될까.

예를 들어 보자. A는 B와 결혼을 하고 오랜 기간 혼인생활을 하면서 재산을 축적해왔으나 사업에 실패하여 많은 빚을 지게 되었다. 채권자들의 등쌀에 재산을 지키지 못하게 될 상황이 되자 A와 B는 이혼을 하기로 하고, 당시 A가 가지고 있던 현금은 위자료로 부동산 대부분은 재산분할로 B에게 양도하였다. A나 B는 세금을 납부하게 될까 아닐까?

위자료는 정신적 피해에 대한 배상을 의미하는데, 이혼의 경우 보통 배우자에게 정신적인 고통을 준 것에 대한 배상의 의미로 지급하는 것이다. 과거 민법상 재산분할이 인정되지 않던 시절에는 위자료 명목으로 금전뿐만 아니라 부동산을 이전하기도 하였다. 정신적 피해에 대한 배상 명목으로 위자료를 지급하면서 그것을 금전으로 지급하는 경우에는 조세의 부담이 없다. 다만 과세실무상 증여세를 회피하기 위해 이혼한 것처럼 가장하거나 그 실질을 보아 위자료 명목으로 과다한 재산을 이전하게 되면 증여세를 납부하여야 한다. 또 위자료 명목으로 부동산을 이전하게 되면 양도하는 쪽에서 유상양도로서 양도소득세도 납부하여야 한다.

재산분할은 어떠할까. 민법 제839조의2는 이혼한 자의 일방은 다른 일방에 대하여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여, 부부가 공동으로 형성한 재산을 기여도에 따라 분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재산분할의 법적 성격에 대해서는 여러 논의가 있으나, 대법원은 “민법 제839조의2에 규정된 재산분할제도는 혼인 중에 취득한 실질적인 공동재산을 정산 분배하는 것”이라고 하여 쌍방이 재산 형성에 기여한 사실이 인정되는 경우 그 사정을 참작하여 분할의 액수와 방법을 정하도록 하고 있다(95므175 판결). 

결국 재산분할은 이혼에 책임이 있는지 여부를 떠나 ‘원래 내 재산’을 서로 분할해서 정리한다는 의미라고 이해하면 된다. 이러한 이유로 재산분할은 원칙적으로 조세의 부담에서 자유롭다. 정당한 재산분할을 받는 쪽에서는 소득세, 증여세를 납부하지 않음은 물론 취득세도 세율의 특례가 적용되어 감면된다. 양도소득세 역시 비과세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앞서 본 사례에서 많은 빚을 진 A가 이혼을 선택하면서 조세의 부담이 없이 대부분의 재산을 위자료나 재산분할 명목으로 B에게 이전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그러나 세상의 이치가 A의 뜻대로 되지는 않는다. 최근 대법원은 “재판분할이 민법 제839조의2 제2항의 규정 취지에 반하여 상당하다고 할 수 없을 정도로 과대하고 상속세나 증여세 등 조세를 회피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여 그 실질이 증여라고 평가할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면, 그 상당한 부분을 초과하는 부분에 한하여 증여세 과세대상이 될 수 있다(2016두58901 판결)”고 선고하여, 정상적인 규모를 넘어서는 재산분할에 대해서는 증여세가 과세될 수 있음을 명확히 밝혔다. 건전한 상식에 터잡은 타당한 판결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앞선 사례에서는 과연 A와 B의 결별이 법률상의 부부관계를 해소하는 유효한 이혼인지 아니면 가장이혼인지도 논란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위 대법원 판결의 기초가 된 사례에서도 과세관청은 상속재산 분쟁을 피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혼하였다는 이유로 이를 가장이혼으로 보고 증여세를 과세하였으나, 대법원은 그러한 이유만으로 ‘가장이혼’이라며 증여세를 부과할 것이 아니라, 이혼으로 인한 재산분할이 지나치게 과대하거나 조세회피 목적이 있는지 따져 적절한 재산분할을 넘어선 부분만큼만 과세를 하여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였다. 앞으로도 이혼율이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고, 그 형태도 더욱 다양해질 것이 분명한 마당에 조세문제만이라도 현명하게 대처하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법무법인(유) 화우의 오태환 변호사의 주요 업무는 조세 관련 쟁송과 세무조사, 행정불복 분야이다. 부산지방법원, 인천지방법원을 거쳐 조세 및 행정 전문 법원인 서울행정법원판사로 재직했다. 현재 대법원 특별법연구회, 대한변호사협회 세제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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