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 리포트

석방? 실형?…이재용 운명, '0차 독대'로 갈린다

[the L 리포트] '0차 독대' 실제로 있었나…'삼성 합병' 불법 여부도 변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뉴스1

삼성그룹 뇌물 사건으로 기소된 이재용 부회장(50)의 항소심 선고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최대 관심사는 2심 재판부가 '포괄적 현안에 대한 묵시적 청탁'이라는 1심의 뇌물 유죄 법리를 받아들일지 여부다. 박근혜 전 대통령(66)과의 '0차 독대' 등 항소심에서 새롭게 등장한 내용들이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0차 독대' 있었나…이재용 "절대 없다"

2일 법원 등에 따르면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항소심에서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이 2014년 9월12일 청와대 안가에서 '0차 독대'를 가졌다는 취지로 공소장을 변경했다.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59)의 보좌관인 김모씨가 작성한 '대기업 등 주요 논의 일지' 문건과 이 부회장과 안 전 수석 사이의 통신기록 등을 종합해 내린 결정이다.

안봉근 전 비서관(52)이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사건으로 검찰 조사를 받던 도중 "(이 부회장을) 직접 안내했기 때문에 독대 사실을 정확히 기억한다"는 취지로 진술한 게 결정적이었다. 안 전 비서관은 법정에서도 2014년 하반기쯤 독대가 있었고, 이때 이 부회장의 명함을 받아 연락처를 저장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이 부회장은 "그날 박 전 대통령을 만난 사실이 절대 없다"며 '0차 독대' 사실을 강력 부인했다.

0차 독대 여부는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이 부정청탁을 주고받았는지를 판단할 중요한 변수다. 특검은 2014년 9월15일 1차 독대를 전후해 두 사람의 '거래'가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이 부회장 측은 이때 만남 시간이 5분도 되지 않아 그런 대화를 주고받을 상황도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1차 독대 전 또 한 번의 독대가 있었다는 점이 입증된다면 삼성 측의 주장은 힘을 잃을 수 있다.

'삼성합병 무효소송 판결' vs '홍완선 2심 판결' 미묘한 차이

삼성 합병의 불법 여부도 변수다. 이에 대해선 옛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무효확인 소송의 1심 판결과 홍완선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의 업무상배임 사건 2심 판결이 이미 내려진 터다.

두 사건의 쟁점은 국민연금이 막대한 손해를 무릅쓰고 삼성 합병에 찬성 표를 던진 과정에 불법요소가 있었는지 여부였다. 삼성 합병은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작업을 완성할 핵심 사안으로 꼽혔다. 불법요소가 있었다면 이 부회장이 이 작업을 완성하기 위해 뇌물을 대가로 박 전 대통령을 움직여 합병이 무리하게 성사됐다는 특검 측의 주장에 힘이 실린다. 이 부회장 사건의 1심 재판부는 특검의 손을 들어줬다.

문제는 두 사건을 두고 법원의 판단이 미묘하게 엇갈렸다는 점이다. 일단 홍 전 본부장 사건에서 2심 재판부는 홍 전 본부장이 '삼성 합병으로 2조원대 시너지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거짓 보고서를 생산하고 이를 근거로 찬성 표를 유도했다는 배임 혐의를 사실로 인정했다. 그러면서 그 배후로 청와대를 지목했다. 특검 측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 대목이다.

삼성합병 무효확인 소송을 심리한 재판부도 이런 찬성 유도 행위가 있었던 점은 인정했다. 그러나 국민연금의 의사결정 과정에 배임으로 볼 만한 요소는 없다고 판단했다. △의사결정권자들의 공개투표를 통해 최종적으로 찬성 의견이 확정된 점 △조작된 시너지효과 보고서 때문에 찬성 결정이 내려졌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실제로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여지도 있었던 점 등이 근거였다. 이 주장대로라면 삼성 합병은 시장의 결정에 따라 이뤄진 일일 뿐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 사이의 독대와 무관한 일이라는 삼성 쪽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다.

'횡령액 81억' 막판 변제…무죄 주장과 모순?

이 부회장이 항소심 심리가 끝나기 직전 81억원을 삼성전자에 변제한 것도 재판부의 판단에 어떤 영향이 있을지 주목된다. 1심 재판부는 이 부회장이 같은 액수의 회사 자금을 끌어다 뇌물 용도로 썼다며 횡령 혐의를 인정했다. 일각에선 이 부회장의 무죄 주장과 모순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온다.

그러나 무죄를 주장하면서도 81억원을 내놓은 이 부회장의 행동이 법적으로 모순은 아니라는 게 법조계의 설명이다. 재경지법의 한 판사는 "법적 책임은 아니지지만 도덕적인 책임은 지겠다는 취지로 보인다"며 "돈을 변제해두면 유죄 판단을 받더라도 처벌이 가벼워질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사건에서도 종종 있는 일"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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