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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 쓰지마. 일도 못 하면서"…상사 괴롭힘, 막을 법이 없다

[the L] 13일 국회서 직장 괴롭힘 관련 토론회 열려…"개념 정의도 안 된 직장 괴롭힘, 관련 입법 시급"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국회 환노위 간사/사진=뉴스1

"법적 근거가 없어 직장 괴롭힘에 대해 제재할 수조차 없다. 관련 입법이 시급하다"

‘직장 괴롭힘’에 대해서도 본격적인 입법 논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직장에서 벌어지는 성희롱이나 임금체불, 부당노동행위 등은 현재 관련 법령으로 조치할 수 있다. 그러나 직장내 괴롭힘은 개념 정립도 돼 있지 않은 상황이어서 입법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3일 국가인권위원회와 국회가 공동주최한 ‘직장내 괴롭힘 실태 파악 및 개선방안 모색 토론회’에선 현재 규제나 제재가 마땅치 않은 직장 괴롭힘에 대한 다양한 대책이 논의됐다.

이날 발표된 국가인권위원회의 실태조사 설문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3.5%가 피해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중 개인적 괴롭힘이 39%, 집단적 괴롭힘이 5.6%, 조직적 괴롭힘이 22.4% 등으로 대부분 직장상사나 조직문화에 의한 괴롭힘 피해를 호소했다. 괴롭힘 행위자에 대한 답변에서도 상급자 42%, 임원·경영진 35.6, 동료 15.7%로 나타나 상사에 의한 괴롭힘 피해가 가장 컸다.

문제는 특별한 대처방안이 없다는 점이다. 인권위 설문결과에서도 피해자의 60% 이상이 특별히 대처를 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대처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선 43.8%가 ‘대처해도 개선되지 않을 것 같아서‘라고 답했고 29.3%가 ’직장내 관계가 어려워질 것 같아서‘라고 답해 직장 안에서의 해결이 어려움을 보여줬다.

지난해 11월 만들어져 카카오톡과 페이스북 등을 통해 갑질사례를 접수받고 있는 '직장갑질119'에는 불과 80여일만에 3841건의 제보가 쏟아졌다. 구체적 사례는 적나라했다. 

한 공공기관에선 회식도중 상사가 맥주잔을 던지는 등 폭력적인 행위가 있어도 직원들의 묵인 속에 인격모독이 지속됐다. 대기업계열 IT회사에선 일상적으로 욕을 하며 험하게 말하는 상사가 부하직원이 회식에 불참하자 “X발 장난하냐 두고보자”는 등의 말로 위협해도 직원들이 대응을 하지 못했다. 휴일 근무를 대체하기 위한 휴무사용도 근거없이 금지시켰다. 청소년들이 알바를 하며 겪는 상황도 어른에 못지 않게 힘들기는 마찬가지였다. 점주가 고객 앞에서 “XX년”이라 욕하고 점심으로 수개월간 먹었던 햄버거를 두고 특수절도라며 고소하기도 했다. 

기업 내부의 고충처리절차가 있어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게 참석자들의 공통된 지적이었다. 이에 대해 토론에 참석한 전형배 강원대 로스쿨 교수는 "피해자가 권리구제를 위한 증명과 주장을 모두 해야하는 게 문제"라고 강조했다. 전 교수는 효과적인 피해자 구제를 위해선 노동위원회·노동청 혹은 인권위가 구제기관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선 관련 법령 개선이 필요하다는게 전 교수의 설명이다.

토론회를 주최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여당 간사인 한정애 의원은 “지난 2016년 10월 대표발의한 근로기준법과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에 직장내 괴롭힘 방지와 예방조치 등을 담았다”며 “향후 입법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더엘'(the L)이 2012년 이후 국회에서 발의된 근로기준법 일부개정안 231건을 전수조사한 결과 이 가운데 '직장 괴롭힘' 관련 법안은 총 5건이었다. 19대 국회에서 발의된 2건은 기간만료로 폐기됐고 20대에 새로 발의된 법안은 3건이다. 이인영·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윤종오 전 민중당 의원이 각 1건씩 발의했다. 

이들 개정안에는 직장 괴롭힘의 정의조항, 금지행위와 처벌조항 등이 들어있다. 한정애 의원 법안은 직장 괴롭힘을 '직장 내외에서 직장 내의 지위나 인간관계 등의 직장 내 우월성을 이용해 업무의 적정 범위를 벗어난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가하거나 업무 환경을 악화시키는 일체의 행위'로 정의하고 있다.

한 의원실에서 근무하는 조선옥 보좌관은 "법적근거가 없다보니 직장에서 성희롱 등으로 괴롭힘을 받다가 자살한 경우에도 성희롱만 인정되고 괴롭힘은 별도로 인정이 안 된다"며 "법개정을 통해 직장 괴롭힘을 방지하도록 사업자 의무를 새로 만들고 어길 경우 과태료 등 제재도 가능하도록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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