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이지혜 디자이너

10년간 시내버스 운전기사로 일한 근로자가 목디스크에 걸렸다면 업무상재해에 해당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임수연 판사는 18일 버스기사 A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요양불승인처분 취소 소송에서 A씨의 손을 들어줬다.

10년간 시내버스 운전기사로 근무하던 A씨는 '경추 추간판 탈출증 및 신경손상'(목디스크) 진단을 받고 요양급여를 신청했다. 하지만 근로복지공단은 "버스운전 업무를 수행할 때 어깨와 팔, 허리, 무릎에 무리가 간다는 연구결과는 있지만 목에 부담이 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는 연구결과를 들어 요양급여 지급을 거절했다.

A씨는 "약 10년간 시내버스 운전기사로 근무하면서 지속적으로 전신 진동에 노출됐고, 승객 확인 등을 위해 반복적으로 목을 좌우로 꺽는 등 경추에 부담이 누적돼 병이 생겼다"며 업무상 재해를 인정하고 요양급여를 지급해달라고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업무상 재해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질병의 정확한 원인을 밝히기 어렵지만 업무부담 조사 결과 및 경험칙상, 장기간, 장시간 운전 업무를 수행하면서 경추부에 충격과 부담이 누적됐음을 짐작할 수 있다"며 "적어도 업무 수행으로 연령 증가에 따른 자연경과적 진해 속도 이상으로 진행·악화돼 (목 디스크가) 발병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장시간의 부적절한 자세와 반복적인 단순 동작은 목 질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버스기사) 작업환경은 상당기간 부적절한 자세와 전신 진동에 노출되도록 했고, 직접적이지는 않아도 간접적으로 (목디스크) 발생에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판단된다"는 의료진의 소견을 근거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