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부장판사 이영훈)는 22일 오후 국정농단 비리를 알면서 묵인하고 오히려 민정수석이라는 권한을 사적으로 남용해 국정농단에 일조했다는 혐의를 받는 우 전 수석에게 1심 선고를 내린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29일 "민정수석의 막강한 권한을 바탕으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고 정부부처 인사, 민간영역에 감찰권까지 남용했다"며 우 전 수석에게 징역 8년을 구형했다. 우 전 수석은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정당한 업무수행을 한 것인데 검찰이 정치수사, 표적수사를 했다"며 맞섰다.

우 전 수석은 최순실씨의 국정농단을 알고도 방조했다는 혐의(직무유기)와 함께 정권에 비판적이라고 지목된 공무원에 대한 좌천성 인사를 지시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강요), 정권에 비협조적이라고 지목된 기업을 검찰 고발하도록 공정거래위원회에 압력을 가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강요), 개인 비리에 대한 내사를 받게되자 이를 방해한 혐의(특별감찰법위반) 등을 받는다.

우 전 수석은 민정수석 재직 당시 최씨의 비위 사실을 알고도 묵인하는 등 국정농단 사태를 방조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2016년 7월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이 미르·K스포츠재단 모금에 관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우 전 수석이 직무감찰 등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오히려 '민간인 최순실이 재단 설립 모금 등에 관여한 경우 죄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법적 검토 문건을 만들어 대응하도록 지시했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우 전 수석은 "최씨의 존재를 미리 파악하지 못했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정권에 비협조적인 것으로 지목된 문화체육관광부 소속 공무원들에 대한 좌천성 인사조치를 지시했다는 혐의도 있다. 우 전 수석은 2016년 5∼7월 김종덕 당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소속 공무원에 대한 좌천상 인사조치를 요구했고, 실제 이들 공무원들은 정기인사가 이뤄진지 얼마 지나지 않아 문체부 산하 기관으로 좌천성 인사 조치를 당했다.

공무원 뿐 아니라 일반 기업에도 직권을 남용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우 전 수석이 공정위 측에 CJ E&M을 검찰에 고발하도록 강요했다고 본다. 2014년 공정위는 조사 결과에 따라 CJ CGV만 검찰 고발할 방침이었지만 신영선 당시 공정위 사무처장이 우 전 수석을 만난 뒤 CJ E&M까지 검찰 고발하는 것으로 기류가 바뀌었다. 실제 공정위 측은 2014년 12월 열린 회의에서 기존에 작성했던 심사보고서 내용과 달리 'CJ E&M에 대한 검찰 고발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정신 전 처장은 법정에서 "(우 전 수석이 CJ E&M을) 공동정범으로 고발하면 되는데 왜 고발하지 않느냐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우 전 수석은 또 본인의 개인 비리로 내사를 받게되자 이를 방해했다는 혐의도 있다. 2016년 7월 언론보도로 우 전 수석의 처가와 넥슨의 강남 부동산 매매, 아들의 병역특혜 의혹 등이 제기되자 특별감찰관실은 우 전 수석에 대한 감찰을 시작했다. 이에따라 이석수 전 대통령 직속 특별감찰관이 우 전 수석 본인과 가족회사인 정강 등에 대한 감사에 착수하자 우 전 수석은 이 전 감찰관에게 전화해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며 감찰 중단을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특감실 직원들은 전방위로 압력을 받았다고 증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