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의 적용제외사업 기준인 표준단가 산정에 필요한 ‘건축물의 용도·구조 등’의 판단 방법(대법원 2014. 11. 27.선고 2012두10574 판결)에 대한 판결이 있다.

건축물 공사에 있어서 총 공사금액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의 적용제외사업인지에 관한 기준이 된다. 그렇다면 위 총 공사금액을 산정함에 있어서 노동부장관이 고시한 ‘건설업자가 아닌 자가 시공하는 건설공사의 총공사금액 산정에 관한 규정’에서 정한 표준단가 확정을 위해 필요한 건축물의 용도, 구조 및 벽이 없는 건축물인지 여부는 어떻게 판단해야 할까. 여기 그 기준을 자세히 설명한 대법원 판결을 소개한다.

이 사건의 원고는 축사 및 창고 신축공사 현장에서 건축주에게 고용돼 작업하던 중 추락해 상해를 입었다. 이에 대해 근로복지공단은 산재보험의 당연적용대상으로 판단해 원고에게 요양승인처분을, 건축주에게는 보험관계 성립에 따른 보험료 부과처분을 내렸는데 건축주가 이에 대해 불복으로 행정심판을 제기했다. 이후 건축주의 주장에 따라 총공사금액이 2000만 원 미만이므로 보험관계가 당연성립될 수 없음을 이유로 근로복지공단의 위 처분들을 취소하는 재결이 내려지자 이제는 원고가 총공사금액의 산정 기준을 두고 이 사건 소를 제기했다.

이 사건의 원심은 사업이 시작된 날을 기준으로 건축허가서가 아닌, 공사도급계약의 내용과 공사계획을 기초로 표준단가를 산정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 결과 이 사건 공사도급계약에 따라 건축되는 이 사건 창고 및 축사의 표준단가에 건축허가서에 기재된 연면적을 곱해 총 공사금액을 산정한 액수가 2000만 원에 미치지 못하므로 이 사건 공사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의 적용에서 제외된다고 판단했고 대법원도 이러한 원심의 판단이 정당하다고 봤다.

즉 건축물의 용도·구조 및 벽이 없는 건축물인지 여부는 산업재해보상보험관계 성립 기준시인 사업이 시작된 날을 기준으로 하며 건축허가서의 내용 뿐만 아니라 공사도급계약(건축주 직영의 경우에는 공사계획)의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함을 보여준 판례이다.

[법무법인 로고스의 나정은 변호사는 노동, 산업재해, 의료, 보험, 교육행정 관련 사건을 다루며 송무 등으로 활발히 활동 중이다. 머니투데이 더엘(the L)에 관련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