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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기자수첩] 대통령보다 높은 대한변협 회장의 자격

[the L]

대한민국 헌법에 따르면 만 40세 이상 국민은 누구나 대통령에 출마할 수 있다. 그 정도 나이면 나라를 이끌기에 큰 문제가 없다는 뜻일 터다. 이미 프랑스에선 30대 대통령이 나왔고, 오스트리아 뉴질랜드 아일랜드 우크라이나 등에선 30대 총리가 탄생했다.

대한변호사협회 협회장은 어떨까? 대통령 출마 기준보다 높은 만 42∼44세 이상이라야 사실상 협회장에 도전할 수 있다. 법조인 경력 기준 때문이다. 대한변협 회칙은 "변호사·판사·검사 또는 변호사 자격이 있는 이들 중 변호사로서 최소 5년 경력을 포함해 소정의 직위에서 통산 15년 이상의 경력을 갖추지 못하면 협회장으로 선출될 수 없다"고 못박고 있다.

대개 초·중·고등학교를 거쳐 대학까지 졸업하는 나이가 최소 만 23세다. 이젠 유일한 법조인의 등용문이 된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에서 3년의 교육과정을 이수한 뒤 변호사시험까지 합격하면 적어도 만 27세다. 이후 15년간 법조인으로서 경력을 쌓으면 만 42세가 된다. 그나마 이건 여성의 경우이고, 병역의무를 부담해야 하는 남성의 경우는 최소 만 44세는 돼야 한다. 대한변협 협회장이 대통령보다 나이가 많아야 하는 이유가 있을까?

법조계에서도 이 문제가 논란이 되면서 최근 대한변협 연례총회에서 협회장 입후보 자격을 법조경력 5년으로 낮추자는 제안이 나왔지만 결국 기각됐다. 이를 놓고 비판이 일자 대한변협은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절차상 문제로 기각됐을 뿐"이라면서도 "협회장이 되기 위한 최소 요건은 법조경력 15년 이상이어야 한다"며 현행 규정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법조경력 15년' 기준에 역사와 전통이 있는 것도 아니다. 대한변협 회칙에 이 규정이 들어간 건 고작 2년 전이다. 한 청년 변호사의 말이 귓가를 맴돈다. "대한변협이 사법시험 출신이 아닌 로스쿨 출신 변호사의 협회장 출마를 막기 위해 법조경력 15년 규정에 매달리는 건 아닌지 의문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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