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댓글 사건은 구속 후 조사

16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을 뇌물수수 및 다스 경영비리 혐의로 구속기소한 이후 국정원과 군의 정치개입 혐의에 대해 추가 수사키로 방침을 정했다.

이 전 대통령은 대통령으로 당선된 2007년부터 재임 중이던 2012년까지 측근 등을 통해 뇌물 등 100억원대 불법자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공여자 또는 전달자별로는 △삼성그룹 약 60억원(다스 미국 소송비)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22억5000만원△국가정보원 17억5000만원 △대보그룹 5억원 △김소남 전 새누리당 의원 4억원 등이다. 또 다스의 300억원대 비자금 조성에 관여하고 다스의 미국 소송 과정에 외교부 등 국가기관을 동원했다는 등의 혐의도 함께 받는다.

아울러 이 전 대통령은 국정원과 군의 정치개입 활동을 묵인 또는 지시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전 청와대 행정관, 국정원 퇴직자 모임인 양지회 간부, 이 전 대통령 팬클럽 회장 등 국정원의 불법 여론조작 의혹에 가담한 관련자 30여명을 기소했다.

군 여론조작에 투입할 군무원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우리 사람을 뽑으라'는 취지의 이 전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러나 이 지시를 군에 전달했다는 의혹을 받는 김태효 전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고, 군 정치개입 의혹으로 구속됐던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이 지난해 11월 구속적부심으로 석방되며 수사는 동력을 잃었다.

◇댓글 사건, '구속기간 연장' 카드로 활용할듯

그동안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을 상대로 국정원·군 정치개입에 대한 조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검찰 국정원 수사팀 관계자는 "이 전 대통령에 대해 조사할 부분이 있다"며 "직접조사의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검찰은 지난 14∼15일 철야조사에서 국정원·군 정치개입에 대해 전혀 캐묻지 않았다. 검찰은 구속 전까지는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추가 소환조사도 없다는 입장이다. 결국 이 전 대통령이 구속된 뒤에야 이 전 대통령을 상대로 국정원·군 정치개입 사건을 조사하겠다는 뜻이다.

검찰은 국정원·군 정치개입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이 전 대통령의 재판 중 구속기간을 연장하는 카드로 활용할 전망이다. 현행 형사소송법상 구속기간은 최대 6개월이다. 기본 2개월 이후 최대 2차례에 걸쳐 2개월씩 연장할 수 있다. 문제는 이 전 대통령의 혐의가 방대해 1심 재판이 6개월 내 끝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이 전 대통령이 구속됐다가 1심 판결 전에 석방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그러나 검찰이 이 전 대통령을 뇌물수수 및 다스 경영비리 혐의로 우선 구속기소한 뒤 6개월이 지나기 전 국정원·군 정치개입에 관여한 혐의로 추가 기소하고 다시 구속영장을 발부받는다면 구속기간을 최대 6개월 연장할 수 있다. 검찰은 지난해 4월 구속기소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롯데그룹 등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기간을 6개월 연장한 전례가 있다. 검찰 관계자는 "혐의의 양을 볼 때 이 전 대통령이 구속기소더라도 6개월 내 1심 판결이 나오긴 쉽지 않을 것"이라며 "댓글 사건은 구속기간 연장을 위한 카드로 활용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