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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판례氏] 명부상 주주 vs 실질 주주…누가 진짜 주주일까

[the L] 대법 약 42년만에 판례변경 "명부상 주주만 주주권 행사 가능"

이원희 현대자동차 사장이 지난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현대자동차 사옥에서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안건을 승인하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부동산의 거래나 상속·증여 등 과정에서 명의신탁이 문제가 되곤 한다. 등기부에 기재된 명의상 소유자와 실제 소유자가 다른 경우다. 명의를 빌리거나 빌려주는 이같은 행위는 탈세 등 바람직하지 않은 목적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아 과세당국도 엄격하게 규제한다.

최근까지만 해도 대법원은 유독 주식회사의 소유권 지분을 나타내는 주식과 관련해 주주명부에 기재된 주주(명부상 주주)와 실질적인 주식 소유자(실질 주주)가 다를 경우 실질 주주만이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해왔다. 종전까지 40년 이상 지속된 '실질주주설'을 깨고 명부상 주주만이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본 대법원 판례(2017.3.23 선고, 2015다248342)를 소개한다.

A씨는 코스피 상장사 B사의 보통주 지분 5.11%를 보유한 주요주주로 등재돼 있었다. A씨는 B사의 최대주주 등과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던 당사자였다. B사가 2014년 3월 주주총회에서 특정인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통과시키자 A씨는 "최대주주 등이 주총 의사진행 권한을 남용해 파행적으로 진행했다"는 이유로 주주총회 결의 무효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B사는 "A씨가 소송을 제기할 당사자로서의 자격이 없다"고 반박했다. A씨가 주주명부에는 주주로 등재돼 있지만 A씨 배후에 있던 C씨가 지분취득을 위한 자금을 댔다는 게 B사의 주장이었다. '실질주주인 C씨가 아니라 명부상 주주에 불과한 A씨가 주주총회 결의 무효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부적법하다'는 것이었다.

1심 재판부는 A씨의 청구를 각하했다. '각하'란 소송 당사자 자격이 없는 자가 제기한 소송이나 절차적 적법성을 갖추지 못한 소송에 대해 재판부가 당사자 주장의 옳고 그름을 따지지 않은 채 소송을 종결짓는 결정이다. 

1심 재판부는 "타인의 승낙을 얻어 그 명의로 출자해 주식대금을 납입한 경우 명의차용인만이 실질상 주식 인수인으로서 주주가 되고 단순한 명의대여인은 주주가 될 수 없다"는 종전 대법원 판결을 인용해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2심 재판부 역시 "이유 없다"며 A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이같은 1,2심의 판단은 2015년 3월 전원합의체에서 완전히 뒤집혀 파기환송됐다. 대법원은 "상법이 주주명부 제도를 둔 것은 주주 구성이 계속 변화하는 단체법적 법률관계의 특성상 회사가 다수 주주와 관련한 법률관계를 외부적으로 용이하게 식별할 수 있는 형식적·획일적 기준에 의해 처리할 수 있도록 해 관련 사무처리의 효율성과 법적 안정성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라고 판시했다. 

또 "주주명부에 적법하게 주주로 기재된 자는 회사에 대한 관계에서 그 주식에 관한 의결권 등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고 회사 역시 주주명부상 주주 외에 실제 주식을 인수하거나 양수하고자 했던 자가 따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았든 몰랐든 간에 명부상 주주의 주주권 행사를 부인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아울러 대법원은 △타인 명의로 주식을 인수하고 대금을 납입한 경우 실질 주주인 명의 차용인에게만 주주권 행사를 인정하도록 한 1975년 9월~2011년 5월에 걸친 일련의 대법원 판결들 △명의개서를 하지 않은 실질주주를 회사가 주주로 인정하는 것은 무방하다고 본 1989년 10월~2006년 7월에 걸친 대법원 판결들 △명부상 주주의 의결권 행사가 위법하다고 본 1998년 9월의 대법원 판결 등을 모두 변경했다.

당시 대법원 관계자는 "그간의 판례는 회사 주식과 관련한 명의와 실질이 달라지는 경우에도 실질관계를 따져 주주권 행사자를 확정할 수 있다고 함으로써 명의자와 실질 권리자라고 주장하는 사람, 이를 둘러싼 이해관계인 사이에 크고 작은 분쟁이 이어져 왔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이번 판결로 회사와 다수 주주의 법률관계를 한층 더 획일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고 명의자와 실질 권리자 사이의 분쟁을 궁극적으로 종식시키는 데도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A씨의 소송제기는 대법원에 가서야 적법한 것으로 판명이 났지만 결과적으로는 패소한 결과로 이어졌다. 2014년 A씨가 주총결의 무효 소송을 통해 해임하려던 당사자는 이 소송이 최종적으로 종결된 시점에 이미 3년 임기를 마치고 정상적으로 퇴임했기 때문이었다. 파기환송된 사건을 이어받은 2심 법원은 종전 1심에 불복해 제기한 A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A씨가 재차 대법원에 상고를 제기했으나 이 역시 기각돼 사건이 종결됐다.

◇관련법령
상법
제336조(주식의 양도방법)
① 주식의 양도에 있어서는 주권을 교부하여야 한다.
② 주권의 점유자는 이를 적법한 소지인으로 추정한다.

상법
제337조(주식의 이전의 대항요건)
① 주식의 이전은 취득자의 성명과 주소를 주주명부에 기재하지 아니하면 회사에 대항하지 못한다.
② 회사는 정관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명의개서대리인을 둘 수 있다. 이 경우 명의개서대리인이 취득자의 성명과 주소를 주주명부의 복본에 기재한 때에는 제1항의 명의개서가 있는 것으로 본다.

상법
제353조(주주명부의 효력)
① 주주 또는 질권자에 대한 회사의 통지 또는 최고는 주주명부에 기재한 주소 또는 그 자로부터 회사에 통지한 주소로 하면 된다.

자본시장법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316조(실질주주명부의 작성 등)
① 제315조제3항에 따라 통지받은 발행인 또는 명의개서를 대행하는 회사는 통지받은 사항과 통지 연월일을 기재하여 실질주주명부를 작성ㆍ비치하여야 한다.
② 예탁결제원에 예탁된 주권의 주식에 관한 실질주주명부에의 기재는 주주명부에의 기재와 같은 효력을 가진다.
③ 제1항에 따른 발행인 또는 명의개서를 대리하는 회사는 주주명부에 주주로 기재된 자와 실질주주명부에 실질주주로 기재된 자가 동일인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주주로서의 권리 행사에 있어서 주주명부의 주식수와 실질주주명부의 주식수를 합산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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