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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 '돈' 없어 같이 산다…이혼 10년새 절반 '뚝'

[the L 리포트] [이혼,'쩐'의 전쟁] 서울 협의이혼 10년새 43% 급감…"결혼이 줄어드니 이혼도 준다"


이혼이 줄고 있다. 반길 일이 아니다. 부부 금슬이 좋아져서라면 다행이겠지만 이유는 다른 데 있다. 

자녀들의 늦은 취업과 늦은 결혼이 부모의 이혼을 막고 있다. '캥거루 자녀'를 부양하는 부담 때문에 따로 살지 못하고, 자녀가 결혼하기 전까지 갈라서지도 못한다. 이혼을 안 하는 게 못 한다는 얘기다. 

◇서울 협의이혼 10년새 43% 급감

29일 법원에 따르면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간 서울가정법원에 접수된 이혼소송은 1만1500건에서 7500건으로 35% 줄었다. 부부의 동의 아래 이뤄지는 협의이혼은 무려 43%나 급감했다. 서울가정법원 관계자는 "이혼사건이 크게 줄면서 4개 합의 재판부 가운데 하나를 없애자는 얘기까지 나올 정도"라고 말했다.

서울 뿐이 아니다. '2017년 대법원 사법연감'에 따르면 전국 시·군·읍·면 이혼(이혼소송·협의이혼 포함) 접수건수는 2007년 12만4225건에서 2016년 10만8853건으로 12.4% 감소했다. 건수만이 아니라 이혼율 자체도 떨어지고 있다. 배우자가 있는 기혼자 1000명당 이혼 건수를 뜻하는 유배우 이혼율은 2008년 4.9건에서 지난해 4.4건으로 10년새 10% 줄었다.

청년 실업난 속에 자녀의 취업이 늦어지면서 이미 갈라서기로 결심한 부부들도 이혼을 미루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만 15∼29세 청년 실업률은 2008년 7.1%에서 지난해 9.8%로 뛰었다. 가사소송 전문 양나래 변호사(법무법인 라온)는 "자녀들이 성인이 된 이후에도 부모에게 경제적으로 기대는 기간이 예전보다 늘어난 것이 이혼 감소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뒤늦은 취업은 만혼으로 이어진다. 통계청에 따르면 남성의 초혼 연령은 2008년 31.4세에서 지난해 32.9세, 같은 기간은 여성은 28.3세에서 30.2세로 높아졌다. 

자녀가 결혼식을 치르고 독립하기 전까지는 이혼을 미루자는 전통적인 정서가 작용하면서 부모의 이혼도 자연스레 늦어지고 있다. 실제로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남성의 평균 이혼 연령은 44.3세에서 47.6세로, 여성은 40.5세에서 44세로 낮춰졌다.

가사 전문 조혜정 변호사(조혜정법률사무소)는 "생활물가와 주거비 상승으로 가족이 함께 살며 생계를 유지하기도 버거운데 자녀 부양 기간까지 길어지면서 생활비와 주거비를 따로 부담해야 하는 이혼을 결심하기 더욱 어려워졌다"며 "이혼 상담을 하러 왔다가 자녀 부양 문제 때문에 답답해하다 그냥 돌아가는 부부들이 많다"고 했다.


◇이혼 대신 상간자 민사소송

간통죄 폐지도 이혼이 줄어드는 요인 가운데 하나로 거론된다. 간통죄가 2015년 2월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으로 사라지면서 바람을 피운 남편이나 부인을 형사처벌하는 게 불가능해졌다. 이에 따라 배우자에게 형사소송을 거는 대신 배우자의 간통 상대인 상간자에게만 민사소송을 거는 경우가 늘었다. 대개 배우자 형사소송은 이혼을 전제로 하는데, 상간자 민사소송은 그렇지 않다. 양나래 변호사(법무법인 라온)는 "요즘은 이혼소송보다 상간자 민사소송이 더 많은 것 같다"고 했다.

시차의 문제는 있지만 결혼 자체가 줄어드는 것도 이혼 감소와 무관치 않다. 지난해 국내 혼인 건수는 26만4500건으로 2008년 대비 19.3% 줄었다. 이현곤 변호사(새올법률사무소)는 "결혼 자체가 줄어드는 만큼 앞으로 이혼도 당연히 줄어들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서초동의 한 이혼사건 전문 변호사는 "이혼소송에서 이름을 날렸던 A변호사가 사건이 줄면서 최근 좁은 사무실로 이사를 했다"며 "20년 이상 경력의 B변호사도 높은 연차의 '인건비 감당이 안된다'며 베테랑 변호사들을 모두 내보내고 저연차 변호사들로 자리를 채웠다"고 귀뜸했다. 그러면서 "이혼 사건은 줄어드는데 로스쿨을 통해 신규 변호사들이 쏟아지면서 이혼소송 관련 변호사 시장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했다.

이혼 감소로 가사 전문 변호사들의 주력 사건도 바뀌고 있다. 이현곤 변호사는 "이혼 건수는 줄어드는 반면 상속이나 후견 관련 사건은 늘어나는 추세"라며 "고령화 시대를 맞아 이혼 대신 상속 등의 사건에 집중하고 있는 변호사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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