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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우범자) 혐의에 해당하는 흉기 소지만으로 처벌하기 위해서는 그 흉기를 범죄에 사용할 의도가 있을 경우여야 한다는 대법원 판례가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특수공무집행방해와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우범자) 등의 혐의로 기소된 고모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판단하기 위해 창원지법 합의부로 돌려보냈다고 25일 밝혔다.

지난해 6월 고씨는 경남 진주시 중앙시장 내에서 위험한 물건인 회칼(39㎝)과 식칼(17㎝)을 1자루씩 구입해 간호대학 근처에서 들고 다닌 혐의를 받았다. 고씨는 또 같은 날 후배가 운전하는 차의 조수석에 타서 안전벨트를 하지 않고 있다가 단속에 적발되자 경찰관에게 눈 감아 달라고 부탁했다가 거절당하자 회칼을 꺼내 찌를 듯한 태도를 보이며 협박한 혐의를 받았다.

1심 법원은 “흉기인 회칼로 교통단속에 종사하는 의무경찰들을 협박해 죄질이 매우 나쁘다”면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2심 법원 역시 유죄를 인정하면서 “흉기로 경찰관들에게 겨누고 찌를 듯한 태도를 보이면서 협박한 것은 그 죄질 및 범정이 가볍지 않다”면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으나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고 다행히 인명피해가 발생하지는 않았다”면서 감형해 징역 1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회칼을 들고 다녔다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우범자) 혐의에 대해 “고씨는 회칼을 소지한 사실은 인정했으나 구체적으로 폭력행위처벌법 중 어떠한 범죄에 사용할 의도로 회칼 등을 소지했는지에 관해 진술 하지 않았고 범죄를 실제로 범할 의도가 있었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사건을 파기했다.

대법원은 “위험한 물건의 ‘휴대’라 함은 범죄현장에서 사용할 의도 아래 위험한 물건을 몸 또는 몸 가까이에 소지하는 것”이라면서 “정당한 이유 없이 폭력행위처벌법에 규정된 범죄에 공용될 우려가 있는 위험한 물건을 휴대했음이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됐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