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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사업자 등록을 해 하수급 형태로 건설공사를 진행한 자도 그 실질이 일용 근로자로 근무한 사실이 인정된다면 근로자에 해당한다는 판례가 있다. (서울행정법원 2014구단55949).

이전의 칼럼에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에 상관없이 그 실질로써 판단해야 함을 살펴보았다. 그렇다면 사업자 등록을 하고 건설회사로부터 하수급을 받아서 건설공사를 진행한 자도 근로자에 해당할 수 있을까. 이 궁금증을 정리한 서울행정법원 판례를 소개한다.

이 사건 원고는 별도로 사업자 등록을 했다. 그 뿐만 아니라 스스로 사람들을 모은 뒤 건설회사로부터 하수급을 받아 지붕 보수공사를 하던 중 옥상에서 넘어져 골절상을 당했다. 원고는 위 상병을 이유로 근로복지공단에 최초요양급여신청을 했으나 공단은 원고를 하수급자로 판단하여 그 신청을 불승인하는 처분을 내렸다.

이 사건에 관해 법원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을 다시 한 번 짚으며 근로가 근로를 제공하는 자가 차량, 기계 등을 소유하고 그 차량이나 기계를 이용하여 노무를 제공하였다는 것이 곧바로 그 사업을 영위하고,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의 위험을 안는 사업자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법원은 이 사건 공사로 인해 원고가 건설회사로부터 지급받을 총 공사급액에 관한 합의가 없었던 점, 비록 원고와 건설회사 사이에 작성된 근로계약서는 없지만 이는 단기 공사에 일용직으로 근무하는 근로자들 사이에서는 관행인 점, 원고가 사업자 등록을 하기는 했지만 그 명의로 영수증이 발행되는 등의 거래내역이 확인되지 않은 점, 원고가 임금을 총괄적으로 대리 수령해 외국인 및 신용불량자인 이들에게 정산해주고 그도 자신이 일한 만큼의 임금을 수령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원고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의 지위에서 이 사건 사고를 당했다고 인정했다.

대상 판결은 별도의 사업자등록을 한 사람도 그 실질에 따라 근로자성 여부를 판단해야 함을 설시한 바, 근로기준법 및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의 취지에 따른 지극히 타당한 판례라고 본다.

[법무법인 로고스의 나정은 변호사는 노동, 산업재해, 의료, 보험, 교육행정 관련 사건을 다루며 송무 등으로 활발히 활동 중이다. 머니투데이 더엘(the L)에 관련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