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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 리포트

"경찰에 영장청구권 줘야하나?" 변호사·학자 10명에 물었더니

[the L 리포트] [검·경수사권 조정 ①] 5명 '반대', 4명 '찬성', 1명은 '유보'…법조인 대체로 '검찰 영장청구권 독점 유지' 의견


검찰이 독점한 영장청구권을 경찰에게도 내줘야 할까?

검·경 수사권 조정의 핵심 이슈다. 청와대는 경찰 쪽에 다소 기울어 있다. 청와대 개헌안엔 검사의 영장청구권 독점을 명시한 헌법 조항을 삭제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런 청와대에 검찰의 수장이 반기를 들었다. 문무일 검찰총장은 29일 기자간담회에서 "안타깝다"고 했다. 검찰의 영장청구권 독점이 사라지면 경찰이 검찰에 압수수색·체포·구속 영장 등의 청구를 신청하는 대신 법원에 곧장 영장을 청구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대한 법조인들과 학자들의 생각은 어떨까? 변호사와 교수 10명에게 의견을 물었다. 결과는 팽팽했다. 검찰의 영장청구권 독점 폐지에 찬성하는지 반대하는지 물은 결과, 5명이 반대하고 4명이 찬성했다. 1명은 의견을 유보했다. 전체적으로 법조인들은 '반대', 학자들은 '찬성'이 많았다.

김현 대한변호사협회장은 "막강한 정보를 가진 14만명의 경찰들이 영장청구권까지 갖게 되면 14만명의 검사가 출현하는 거나 마찬가지"라며 "국민의 기본권이 침해될 우려가 너무 크다"고 말했다.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도 "중요한 것은 어느 쪽이 국민의 기본권을 더 잘 보장할 수 있느냐는 것"이라며 "영장청구권을 검찰과 경찰 모두에게 준다는 건 국민 기본권 보장에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고 했다.

재심 전문 박준영 변호사는 "구속영장 뿐 아니라 압수수색 영장도 일단 집행이 되면 당사자로선 피해를 크다"며 "경찰이 영장청구권을 가질 경우 수사 편의에 따라 영장이 남발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최진녕 법무법인 이경 대표변호사는 "경찰이 마구잡이식으로 영장을 청구하고 법원이 알아서 판단하라고 하는 건 무책임한 얘기"라며 "법률전문가인 검찰이 한번 걸러주는 게 맞다"고 했다.

반면 검찰의 영장청구권 독점을 폐지해야 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았다. 권일용 동국대 경찰사법대학원 교수는 "검찰이 모든 영장에 대한 청구권을 갖고 있으면 견제가 안 된다"며 "긴박하게 수사를 하는 경찰로선 신속하게 증거를 확보해야 하는데, 1분 1초가 아까울 때 검사의 영장청구를 기다리다 관련자들이 도망가거나 증거를 훼손하는 일이 숱하게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검찰이 영장청구권을 독점하면 검찰 출신 전관들이 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때 관여할 수 있고, 검찰이 제식구 감싸기를 할 수도 있다"고 했다. 정태호 경희대 로스쿨 교수는 "검찰의 영장청구권 독점은 일단 폐지해야 한다"며 "다만 압수수색 영장은 경찰이 직접 청구하더라도 인신구속과 관련된 구속영장 등은 검사가 청구권을 갖도록 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고 제안했다.

한편 이찬희 서울지방변호사회장은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이 회장은 "영장청구권에 대해 국민들의 생각이 어떤지 확인하는 과정이 먼저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검·경 수사권 조정 문제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검찰 패싱' 얘기가 나오는데, 이해당사자들 가운데 누구를 빼놓고 논의하는 것보다 모두 모인 가운데 충분히 논의가 이뤄지는 게 좋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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