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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쓸신법] '조사 보이콧' MB처럼 나도 버티면?

[the L] 구속된 피의자가 조사 거부?…法 "강제로 조사실에 끌고 가도 위법 아냐"

편집자주알아두면 쓸데있는 신기한 법률상식들을 소개합니다. '안물안궁'(안 물어봤고 안 궁금함)이어도 두고두고 도움이 될 지식들을 알려드리겠습니다.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22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에서 동부구치소로 압송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110억원대 뇌물수수와 340억원대 비자금 조성 등의 혐의로 구속된 이명박 전 대통령(77)이 검찰의 '삼고초려'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옥중조사를 거부했습니다. 검찰은 지난달 26일, 28일에 이어 지난 2일에도 이 전 대통령 조사를 위해 서울동부구치소를 찾았지만 이 전 대통령의 조사 거부로 끝내 빈손으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현행 형사소송법 제244조의3 제1항에 따르면 모든 피의자에겐 진술거부권이 주어집니다. 피의자는 수사기관의 조사 과정에서 일체의 진술을 하지 않거나 각각의 질문에 대해 진술을 하지 않을 수 있고, 또 진술을 하지 않더라도 불이익을 받아선 안 됩니다. 즉 피의자가 조사에 임한 상태에서 '진술'을 거부하는 것은 형사소송법상에 규정된 정당한 방어권 행사입니다.

그런데 이 전 대통령은 피의자 신문에서 '진술'을 거부한 것이 아니라 수사기관의 '조사' 자체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이는 엄밀히 말해서 위법은 아닙니다. 구속 상태에서 수사기관의 조사를 처음부터 받지 않겠다고 거부하는 이른바 '조사 거부권'에 대해선 현행법상 금지 규정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구속된 피의자가 이렇게 수사기관의 조사를 거부하는 경우 교도관을 동원해 피의자를 조사실로 데려오는 행위가 정당하다는 판례가 이미 있습니다.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판사는 지난 2011년 7월19일 A씨에 대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발부했고, 이튿날 A씨는 서울구치소에 수감됐습니다. A씨는 "수사기관에서 어떠한 조사도 받지 않겠다"며 조사 출석을 거부했습니다. 이에 검사는 서울구치소장에게 "국가정보원에서 피의자 조사를 받을 수 있도록 인치해달라"는 협조 요청을 했고, 구치소 교도관들은 A씨를 조사실로 '끌고' 갔습니다.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구속영장 발부에 의해 적법하게 구금된 피의자가 피의자신문을 위한 출석요구에 응하지 않으며 수사기관 조사실에 출석을 거부한다면 수사기관은 그 구속영장의 효력에 의해 피의자를 조사실로 구인할 수 있다"고 결론내렸습니다. 구속영장은 기본적으로 법정 출석이나 형 집행을 담보하기 위한 것이지만, 구속기간 범위 내에서 수사기관이 피의자신문의 방식으로 구속된 피의자를 조사하는 것도 예정하고 있다는 게 법원의 논거였습니다.

판례대로라면 검찰이 영장의 효력에 기해 이 전 대통령을 강제로 조사실로 끌고 온다고 해도 위법하지는 않은 셈입니다. 이 전 대통령 사건은 영장에 의해 구속된 피의자가 수사기관의 조사를 처음부터 거부하고 있다는 점에서 당시 판례와 구조가 매우 유사합니다. 검찰과 법원은 적어도 A씨에겐 '조사 거부권'이 없다고 봤습니다. 이 전 대통령은 어떨까요? 전직 대통령이 아니었다면 지금처럼 조사를 안 받고 버틸 수 있었을까요?  

덧붙이자면 피의자가 아닌 참고인은 수사기관에 출석할 의무가 없습니다. 지난달 29일 검찰 조사를 거부한 이 전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 여사(71)가 참고인 신분입니다. 김 여사는 이 전 대통령이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국가정보원 등으로부터 5억여원의 뇌물을 건네받는 과정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김 여사가 조사에 불응하더라도 신분이 피의자로 바뀌지 않는 한 현행법상 검찰이 조사를 강제할 방법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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