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문의 02-724-7792

the L 리포트

檢 수사지휘권 폐지?…변호사·학자 10명에 물으니

[the L 리포트] [검·경 수사권 조정 ③] 5명 '찬성, 4명 '반대', 1명은 '유보'

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사법경찰관은 모든 수사에 관해 검사의 지휘를 받고, 이를 따라야 한다." 경찰에 대한 검찰의 수사지휘권을 명시한 형사소송법 제196조의 내용이다.

수사지휘권은 보완수사 뿐 아니라 사건을 재배당하거나 종결토록 지시하는 것까지 포함한다. 검찰의 수사지휘권은 그동안 경찰의 위법한 수사관행을 견제하는 근거가 됐다. 반면 검찰이 불필요한 간섭으로 경찰의 수사에 어려움을 준다는 비판도 있어왔다.

이런 검찰의 수사지휘권을 축소하는 방안이 청와대 주도의 검·경 수사권 조정안에 담겼다. '송치 전' 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지휘권을 폐지한다는 내용이다.

검찰에 송치되기 전 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지휘권 폐지, 어떻게 봐야 할까? 변호사와 교수 10명에게 의견을 물었다. 검찰의 경찰 수사지휘권 폐지에 찬성하느냐, 반대하느냐는 질문에 5명이 찬성하고 4명이 찬성했다. 1명은 의견을 유보했다. 법조인들은 대체로 수사지휘권 폐지에 반대했고, 학자들은 모두 찬성 의견을 밝혔다.

◇"견제없는 경찰 수사 땐 인권침해" 반대

수사지휘권 폐지를 반대하는 쪽에선 주로 경찰 수사에 대한 견제가 약해질 경우 국민들의 인권이 침해될 수 있다는 근거를 들었다.

김현 대한변호사협회장은 "경찰의 인권의식이 아직 미흡하고 자치경찰제가 전면 도입되지 않은 마당에 경찰이 검찰의 지휘 없이 수사를 하게 되면 경찰권력이 비대해져 국민들에게 해로운 영향이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한규 전 서울지방변호사회장은 "원칙적으로 검찰의 수사지휘는 필요하다"며 "검찰이 대단해서가 아니라 경찰이 수사를 제대로 하는지 견제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진녕 법무법인 이경 대표변호사는 "검찰의 수사지휘가 없어지는 순간 경찰을 견제할 수 있는 제도적 수단이 사라지게 된다"면서 "14만 경찰이 대통령을 보좌하는 행정자치부 장관의 결정에 따라 움직이게 되면 정권이 경찰을 통해 국민들에 대한 정보를 틀어쥐고 통제할 수 있게 된다"고 지적했다.

◇"꼭 검찰이 경찰 통제할 필요 없어" 찬성

반면 검찰의 수사지휘권을 폐지해야 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았다. 경찰에 대한 통제권을 반드시 검찰이 가질 필요는 없다는 게 주된 이유다.

권일용 동국대 경찰사법대학원 교수는 "수사지휘권을 한 기관이 독점적으로 갖는 것은 문제"라며 "경찰에 대한 통제가 필요하다 할지라도 검찰만이 경찰을 통제해야 한다는 논리는 맞지 않다. 외국은 종결이나 지휘도 다 협업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창현 한국외대 로스쿨 형법 교수는 "민주국가에서 한 기관이 다른 기관을 지휘하고 감독한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검찰의 수사지휘권 폐지를 반대한다는 건 현행 검-경의 수직적 구조를 유지하자는 주장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정태호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역시 "수사지휘권을 획일적으로 검사가 독점할 필요가 없다"며 "경찰들이 독자적으로 수사할 경우 인권침해 우려 있다는 건 검사들이 만들어낸 이데올로기일 뿐"이라고 말했다. 한상규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검사는 수사를 지휘하는 대신 기소와 공판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찬희 서울지방변호사회장은 수사지휘권 문제에 대해 "국민적 합의가 우선돼야 한다"며 입장 표명을 유보했다.


페이스북 공유트위터 공유
목록
 
모든 법령정보가 여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