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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먹고살기 힘들어"…채권추심 뛰어든 변호사들

[the L] [서초동살롱] 변협 "채권추심도 변호사 업무" vs 신용정보협회 "당국 허가 받아야"

김현 대한변호사협회 회장 /사진=뉴스1

변호사들과 신용정보업계가 한판 붙었습니다. 변호사가 채권추심을 해도 되느냐는 문제를 놓고서입니다. 

채권추심이란 채권자로부터 채무자가 갚지 않은 빚을 넘겨받아 대신 받아내는 걸 말합니다. 채권추심업체는 이 빚을 채권자에게 돌려주고 일정 비율의 수수료를 받습니다. 

논란의 발단은 유권해석 요청이었습니다. 한 변호사가 최근 금융당국에 변호사도 채권추심 업무를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유권해석을 해달라고 요청했죠. 

당국은 채권추심을 하기 위해서는 개인신용정보 보안용 전산설비 등 일정한 자격 요건을 갖춘 점을 확인받고 허가를 받아야만 채권추심 업무를 할 수 있다는 해석을 내렸습니다.

그러자 대한변호사협회(회장 김현)가 즉각 반발했습니다. 채권추심이 일반 법률 사무에 해당해 변호사라면 당국의 허가 없이도 관련 업무를 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나섰죠. 대한변협은 '변호사는 소송에 관한 행위 및 행정처분의 청구에 관한 대리행위와 일반 법률 사무를 하는 것을 그 직무로 한다'는 취지의 변호사법 제3조를 근거로 내밀었습니다. 지난 1월에는 이 같은 내용의 의견서를 금융당국에 전달하고 국회 정무위원회에 민원도 제기했습니다. 

대한변협은 지난 2월 채권추심변호사회를 출범하기도 했습니다. 채권추심변호사회에는 변호사 600여명이 가입돼 있다고 합니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자 신용정보협회는 지난달 27일 대한변협에 공문을 보내 "최근 변호사, 법무법인 등이 불법적으로 채권추심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며 "향후 이런 행위가 확인되는 경우 금융 또는 사법당국 등에 고소·고발 등 엄중한 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엄포를 놨습니다.  

대한변협도 가만히 있지 않았습니다. 대한변협은 지난 2일 신용정보협회에 유감을 표명하는 공문을 발송해 "변호사들의 합법적 업무수행을 일방적으로 문제삼은 것은 매우 유감"이라며 "채권추심업을 하려는 사람이 금융당국의 허가를 받도록 한 것은 무자격자의 채권추심업 수행을 금지한 것일 뿐, 채권추심 업무를 수행할 자격을 갖춘 변호사는 허가 대상이 아니다"라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쟁점은 채권추심의 업무 범위를 어디까지 보느냐 입니다. 변호사들은 자신들이 채권자들을 대신해 채무자를 상대로 소송도 내고, 가압류 등 법적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만큼 그 연장선상에서 전화를 해서 돈을 갚으라고 요구하는 등의 일반적인 채권추심 업무도 충분히 수행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신용정보업계가 변호사들의 소송 대리 행위까지 문제삼는 건 아닙니다. 다만 일반적 빚독촉과 같은 행위는 반드시 당국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논리인데요. 김희태 신용정보협회 회장은 "변호사들이 변호사법을 너무 넓게 해석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다른 신용정보업계 관계자는 "채권추심업무는 엄격한 요건을 갖춘 사람만 할 수 있고, 실제 업무 자체도 제약이 굉장히 많다"며 "변호사니까 다 할 수 있다는 논리는 근거가 없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변호사들의 생각은 어떨까요. 변호사 A씨는 "김현 대한변협 회장을 전적으로 지지한다"며 "변호사들이 많아지고 변호사의 업무 영역이 점점 좁아지는 상황에서 올바른 대응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변호사가 채권추심 업무를 하게 되면 채무자 보호 차원에서도 더 좋은 방향이 될 것"이라며 "이는 당연한 변호사의 업무 범위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다른 변호사 B씨는 "점차 변호사업계에서 먹고 살기가 힘들어져서 발생한 일"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일각에서 '너무한 것 아니냐'는 말도 있다는 기자의 질문에는 "먹고 살기 힘든데 법적으로 문제가 안된다면 해야지"라는 씁쓸한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그는 "요새 업계가 힘들어도 너무 힘든 상황"이라고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먹고 살기 어렵다는 호소는 신용정보업계에서도 나옵니다. 신용정보협회 김 회장은 "채권추심업자들 대부분이 1개월에 200만원 안팎의 돈을 벌고, 그마저도 제대로 벌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다"며 "(변호사들이) 너무하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참 쉽지 않은 문제입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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