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관광진흥법에 규정된 문화관광해설사는 근로자가 아닌 자원봉사자에 해당하므로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 대상이 아니다(창원지방법원 2015구단173 판결).

지방자치단체의 문화관광해설사가 산업재해보상보험법 및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할까. 여기 이 질문에 대한 명확한 판단을 내린 창원지방법원의 판례를 소개한다.

이 사건 망인은 지역 문화관광 해설 활동을 하던 중 발생한 교통사고로 인하여 사망했다. 이에 망인의 처인 원고는 망인이 해당 지역 군 소속 근로자이며, 그의 사망은 업무상 재해로 인한 것임을 주장하면서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 및 장의비를 청구하였으나, 공단은 망인이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음을 이유로 이 사건 청구를 기각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처분에 불복하여 산업재해보상보험재심사위원회에 재심사청구를 했으나 이 역시 기각됐다.

우리 법원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근로자가 실질적으로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 사건에 대해서도 법원은 위 법리를 먼저 설시하면서 이 사건 망인은 근로자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즉, 문화관광해설사 관련 지침에서는 문화관광해설사를 ‘자원봉사자’라고 명시하고 있으며, 각 지방자치단체는 해설사 위촉 시 ‘자원봉사활동 서약서’를 받고 있는 점, 또한 해설사의 보수에 관하여는 어떠한 규정도 돼 있지 않으며, 지자체 예산 항목에 인건비로 분류한 금액은 근로의 대가가 아닌 실비변상적 성격인점 등에 비춰 볼 때 문화관광해설사는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자’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또한 망인의 유족이 이미 해당 지역이 망인을 피보험자로 해 가입한 상해보험과 또한 자원봉사공제회에서 충분한 보상을 받았음을 지적하면서, 이러한 보상은 산재보험대상이 아님을 전제로 받은 것이라고 판단하였다.

언뜻 본다면 일반인의 법감정과는 상충되는 판례로 볼 수 있지만,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를 명칭 뿐만 아니라 업무의 실질까지 고려한 판례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