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송경호)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검사 신봉수)는 11일 "박 전 대통령의 1심 판결에 대해 무죄 부분 및 그에 따른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는 지난 6일 박 전 대통령의 혐의를 대부분 유죄로 판단해 징역 24년 및 벌금 180억원을 선고했다. 다만 삼성그룹이 박 전 대통령과 공모한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영향력 아래 있는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와 미르·K스포츠재단에 거액을 지원한 뇌물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다.

검찰은 이처럼 무죄로 판단된 부분에 대해 항소심에서 다시 다퉈보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법원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승계작업과 관련한 부정한 청탁을 인정할 수 없다고 봤다. 그러나 검찰은 삼성 측이 부정한 청탁과 함께 뇌물을 제공했다는 입장이다. 이 부분이 유죄로 판단될 경우 박 전 대통령의 양형에도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박 전 대통령이 이번 판결에 항소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박 전 대통령 사건을 맡았다가 구속 기간이 연장된 뒤 사임한 유영하 변호사는 판결 선고 뒤 박 전 대통령을 접견하고 향후 대응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항소를 제기할 수 있는 기간은 형사 판결 선고일로부터 7일이다. 박 전 대통령은 오는 13일까지 항소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다만 검찰이 이미 항소를 제기한 만큼 박 전 대통령이 항소하지 않더라도 2심 재판은 진행된다.

항소심에서는 양 측이 주장하는 부분에 대한 심리가 중점적으로 이뤄진다는 점에서 박 전 대통령도 조만간 항소장을 제출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만약 검찰만 항소한 상태로 2심 재판이 이뤄진다면 검찰이 지적한 무죄 부분에 대해서만 심리가 이뤄진다. 이 경우 박 전 대통령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2심 판결이 선고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