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내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 조사단장으로 임명된 조희진 서울 동부지검장./사진=뉴스1

서지현 검사의 성추행 피해 폭로를 계기로 꾸려진 검찰 내 성추행 조사단이 2015년 후배 여검사를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전직 검사에게 두 번째로 청구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전직 검사 A씨는 구속 위기에서 또 다시 벗어났다.

서울중앙지법 이언학 영장전담부장판사는 A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해 “증거 수집이 충분히 이루어져 있고 범행 이후 현재까지 별다른 증거 인멸 정황이 보이지 않는다”면서 “피의자의 주거와 가족관계, 현재까지 진행된 수사 경과 등에 비추어 도망할 염려가 없다”면서 구속영장을 발부하지 않았다고 12일 밝혔다.

앞서 검찰 성추행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조사단(단장 조희진 서울동부지검장)은 지난 10일 전직 검사 A씨에 대해 강제추행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했다. 지난달 28일 청구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뒤 두번째 청구다.

A씨는 2015년 한 수도권 지검에서 근무할 당시 회식 자리에서 후배 여검사를 강제로 추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A씨는 사건 직후 사표를 냈고 검찰은 별도의 징계없이 사표를 수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에서 퇴직한 A씨는 대기업 법무담당 임원으로 입사한 뒤 미국으로 연수를 떠났고 최근까지 미국에서 체류해왔다. 대검찰청에서 관련 자료를 넘겨받은 조사단은 그의 범죄 혐의가 상당하다고 보고 출석을 통보했지만 A씨는 한동안 소환에 불응했다.

이에 조사단이 소환에 응하지 않을 경우 여권무효화와 범죄인 인도 절차를 밟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A씨는 지난 5일 출석 의사를 밝히고 지난 12일 검찰에 나와 조사를 받았다. 조사단은 A씨를 상대로 당시 사건의 경위와 추가 피해자가 있는지 여부 등을 조사해왔다. A씨는 최근 자신이 소속돼 있던 대기업에서 사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