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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의 대북확성기 사업 입찰 과정에서 특정 업체가 계약을 체결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는 현역 영관급 장교 2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부장검사 이용일)는 13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로 권모 전 국군심리전단장(48·대령)을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같은 혐의를 받는 송모 전 국군심리전단 작전과장(46·중령)도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검찰에 따르면 권 전 단장 등은 2016년 2월부터 12월까지 성능평가를 완화해 주는 등의 방법으로 특정 업체가 대북확성기 사업자로 선정될 수 있도록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권 전 단장 등의 위법한 영향력 행사로 업체에 지급된 총 144억원 만큼 당국이 손해를 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권 전 단장 등은 또 2016년 5월부터 12월까지 대북확성기 주변에 설치되는 방음벽 사업 검수 과정에서 계약보다 2억원 정도 적은 물량이 납품됐는데도 계약대로 납품된 것으로 처리해 당국에 손해를 발생시킨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앞서 이 같은 비리에 연루된 브로커 2명을 지난달 29일 재판에 넘긴 바 있다. 정보통신공사업체 대표 안모씨(64)와 CCTV설치업체 대표 차모씨(55)는 특정 업체에 유리한 입찰제안서 평가 항목과 배점이 적용되도록 영향력을 행사하고 그 대가로 28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 등을 받는다.

권 전 단장 등은 현역 군인인 만큼 군사법원에서 재판을 받게 된다. 검찰 관계자는 "군검찰에서 파견나온 인력과 함께 군사법원에 기소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사 과정에서 권 전 단장 등이 영향력을 행사한 대가로 금전적 이득을 챙긴 정황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군은 2015년 8월 북한의 비무장지대(DMZ) 목함지뢰 도발 사건 등을 계기로 북한 전방부대 등에 대한 심리작전을 강화하기 위해 고정형 확성기 24대와 기동형 확성기 16대를 도입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국군재정관리단에서 발주해 경쟁입찰을 거쳤고 2016년 4월 166억원 상당의 대북확성기 제조 설치 및 납품 계약이 체결됐다.

이번 사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대북확성기 사업을 대규모로 확대 추진하는 과정에서 브로커를 동원한 특정 업체가 사업자로 선정될 수 있도록 개입하고 성능평가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않아 국가에 재산상 손해를 발생시킨 사건"이라며 "앞으로 납품업체 및 군 관계자에 대해 계속 수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