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기초생활수급자 지원금을 받기 위해 위장 이혼을 요구했으나 거절한 부인을 살해하고 사고사로 위장한 50대 남성에게 징역 30년이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살인, 일반자동차방화, 사체손괴 등의 혐의를 받은 최모씨(57)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그대로 확정했다고 15일 밝혔다.

최씨는 피해자 고모씨와 2000년 결혼했지만 그후 사업에 실패하고 친척들로부터 지원을 받아 근근히 살아갔다. 2015년 대장암 수술을 받고나선 경제적으로 더 힘들어졌다. 최씨는 부인 고씨에게 기초생활수급자 지원금을 받기 위한 위장 이혼을 요구했으나 거절당하자 피해자를 살해, 사고사로 위장해 범행을 은폐하려 한 혐의를 받았다.

조사 결과, 최씨는 새벽기도를 나가는 아내를 데려다 주겠다며 차에 태운 뒤 차 안에서 목을 졸라 살해하고 차에 불을 질러 사고사로 위장하고 현장 부근에 미리 본인 소유 차량을 주차해둬 도주 방법까지 미리 마련하는 등 치밀히 살인을 계획하고 준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1심 법원은 “약 17년 동안 고락을 함께한 배우자인 피해자를 계획적으로 살해하고 이를 은폐하기 위해 이 사건 차량에 불을 질러 피해자의 사체를 그 형체가 식별되기 어려울 정도로 훼손한 바 범행의 경위, 수법, 결과 등에 비추어 그 죄책이 지극히 무겁다”면서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2심 법원 역시 “범행 일부와 범행의 계획성을 부인하고 있어 진심으로 이 사건 범행을 반성하고 뉘우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면서 1심 법원의 판결을 그대로 인정했다. 대법원 역시 마찬가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