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단원들에게 성폭행을 휘두른 혐의를 받고 있는 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

검찰이 수십년 간 여성 연극인들을 상습 성추행한 혐의로 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을 구속 기소했다. 이 전 감독은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게 됐다.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검사 홍종희)는 13일 상습강제추행과 강제추행 등의 혐의로 이 전 감독을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 전 감독은 1999년부터 2016년 6월까지 연희단거리패 극단 단원 등 17명을 상습 추행한 혐의를 받는다. 이 전 감독은 피해자들에게 안마를 강요하거나, 피해자들의 신체를 만지는 등 단원들에게 상습적으로 성추행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자들의 '미투' 폭로 후 경찰과 검찰은 수사에 나섰지만, 공소시효 만료 때문에 실제 처벌할 수 있는 혐의는 2010년 4월15일 이후 피해자 8명에게 저지른 24건인 것으로 조사됐다. 상습 추행이 2010년부터 피해자 고소와 상관없이 처벌할 수 있도록 바뀌었기 때문이다. 이전에는 성폭행 또는 성추행이 일어나더라도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만 수사와 처벌이 가능했고, 고소 가능 기간도 피해발생 시점부터 6개월 내에 불과했다.

앞서 지난달 23일 극단 단원 출신 4명이 추가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이들 역시 이 전 감독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23일 서울중앙지법은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 결과 "범죄사실이 소명되고 피의자의 지위, 피해자의 수, 추행의 정도와 방법 및 기간 등에 비추어 범죄가 중대하므로 도망할 염려 등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이 전 감독을 구속했다. 이 전 감독은 "(오래전 일이라) 기억이 안 나지만 피해자가 거짓말하는 건 아닐 것"이라는 취지로 경찰에 진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