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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창우 전 대한변호사협회장이 '법의 날' 훈장 수여 대상에서 제외된 것을 두고 대한변호사협회 일부 임원이 "(정권이) 입맛에 맞는 사람만 챙기는 것 아니냐"며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출했다. 그 동안 대한변협 회장은 임기를 마치면 4월 25일 '법의 날' 행사때 국민훈장 1등급인 무궁화장을 관례적으로 받아왔는데, 하 전 협회장이 최근 수상 대상자에서 제외된 것을 두고서다.
대한변협 공보이사를 맡고 있는 이율 변호사는 14일 저녁 변협과 기자들이 소통하는 카카오톡 대화방에 '개인적 의견'이라며 장문의 글을 올렸다.
이 공보이사는 "하창우 전임 협회장의 서훈이 안 된다고 한다. 테러방지법에 대해 찬성했고, 사시존치 운동했다고 훈장 서훈이 불가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며 "협회장으로서 부적절한 행보를 보였다고 평가할 수는 있다. 그러나 굳이 이런 흠결을 들어 훈장 서훈을 못 하겠다는 건 내 입맛에 맞는 사람만 챙기는 것과 뭐가 다르냐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하 전 협회장 재임 기간 중이던 지난 2016년 변협 집행부는 회원 동의 없이 여당과 국회에 독단적으로 '테러방지법'에 대한 '전부 찬성' 의견서를 제출해 논란을 빚었다. 테러방지법은 영장주의 무력화 규정이 들어있어 인권침해 논란이 있던 법이었다. 당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과 공익·인권 변호사들은 의견서 전달 경위를 밝히라며 질의서와 반대 성명서를 냈다. 반발이 격해지자 하 협회장은 "정치적 중립을 의심받게 된 점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과 성명을 냈다.
이 공보이사는 이날 "지난 세월 동안 대한변협 회장 출신에게 훈장을 주는 건 관례이자 대한변협의 위상과 관련된 일"이라며 "대한변협은 이런 연유로 훈장 서훈자로 추천했고, 당연히 훈장을 받으시는 걸로 알고 있었다. 하 전 회장에게 훈장을 안 준다는 건 하 전 회장에 대한 비토가 아니라 대한변협에 대한 현 정부의 인식을 드러낸 것이 아닌가 심히 우려스럽고 화나는 생각을 감출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한변협이 정권과 발걸음을 같이 해야 합니까? 국민적 합의 사항을 깨는 건 도대체 뭡니까?"라며 "문재인 대통령께 말씀 올린다. 차라리 변호사와 변호사 단체의 어깨에 지운 기본적 인권옹호와 사회정의를 실현하라는 정언명령을 거둬 주십시오!"라고 주장했다. 서범석 변협 대변인도 "공보이사님의 말씀이 전적으로 옳다고 생각한다"며 지지 의견을 밝혔다. 이 공보이사는 하 전 협회장 때 재무이사를 지냈다.
이에 일부 기자들이 "대한변협 회장직 지내면 훈장 주는 게 국민적 합의사항인가" "전직 변협회장이란 이유로 주던 '관례'가 깨졌고 그건 곧 모든 변호사들을 모욕하는 것이라는 논리라면,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이 공보이사의 의견에 반론을 제기했다. 그러자 이 공보이사와 서범석·김보람·나지수 변협 대변인 등은 대화방에서 단체로 퇴장했다.
2017년도 행정안전부 정부포상업무지침에 따르면 국민훈장은 정치·경제·사회·교육·학술 분야에 공을 세워 국민의 복지 향상과 국가 발전에 이바지한 공적이 뚜렷한 사람에게 수여되는 훈장이다. 그러나 '부도덕한 행위 등으로 사회적 물의를 야기하거나, 언론보도 또는 소송·민원제기 등의 논란이 있어 정부포상이 합당치 않다고 판단되는 자'나 수사 중이거나 형사처벌을 받은 자 등은 포상 대상에서 제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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