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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계약서 등에서 업종 제한을 두는 경우 수분양자들이나 구분소유자들 스스로의 합의가 아닌 임차인 등의 제3자 사이의 합의에 기해 제한업종의 변경이 불가능하다(대법원 2003다45496 영업금지 등).

업종지정에 따른 업종 금지 청구는 당사자의 입장에서는 자신과 동일한 업종, 유사한 업종을 영위하려는 자를 방해하기 위해서 가장 강력한 수단이다. 즉 분양계약서 또는 관리규약에 업종 지정이나 업종금지 조항이 존재한다면 이를 모르고 임차를 했더라도 동일 또는 유사업종을 영위하려는 자는 결국 해당 업종으로 영업을 할 수 없게 된다. 그렇다면 구분소유자가 아닌 그 임차인이 변경에 관한 동의를 할 수 있을까. 이에 관한 대법원 판례를 소개한다.

이 사건의 원고는 분양자로부터 업종을 지정받은 수분양자이고, 다만 자신이 직접 영업하는 것이 아니라 임차를 줬던바, 해당 임차인이 자신의 임대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다른 임차인이 해당 업종을 영위할 것을 동의해줬다. 더 나아가 이 사건 관리단 또한 기존의 지정된 업종과 다르게 새로운 업종을 지정하는 관리규약을 제정, 개정한 것이다.

위와 같은 상황에서 원고는 자신의 임차인이 임의로 합의한 업종 합의에 관해 무효를 주장하는 한편 제한업종의 변경 과정에서 의결정족수를 충족하지 못했음을 주장했고, 대법원에서는 이러한 주장이 모두 받아들여졌다. 즉, 이 사건 상가의 경우 분양계약상 정해진 업종을 변경하는데 대한 승인권은 집합건물법상의 관리단이 갖는다고 할 것인데, 이 사건 상가번영회는 소유자와 임차인을 불문하고 상가 점포에서 실제 영업을 하고 있는 입점주들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이 사건 번영회는 집합건물법상의 관리단이라고 할 수 없고, 따라서 이 사건 제한 업종에 관해서 적법한 변경 절차를 거친 것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다.

생각건대 수분양자의 입장에서 자신의 호실에 지정된 업종은 자신에게 특별히 인정된 지위에 해당하는 바 이를 수분양자가 아닌 점유자가 합의할 권한도 없을 뿐만 아니라, 수분양자에게 있어서 너무 중요한 이와 같은 사안을 변경하기 위해서는 법률 및 기존의 관리규약에서 규정한 절차를 준수해야 함을 지적한 대법원의 판단은 지극히 타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