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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판례氏] "제때 낸 항소이유서 무시한 판사…위법"

[the L]

/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기한 내에 항소이유서가 제출됐음에도 예정대로 변론을 종결한 법원의 판결에 대해 대법원이 위법하다며 다시 재판하라고 선고한 판결이 있습니다.

김모씨(44)는 2016년 7월 남양주시에 위치한 자신의 집에서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김씨는 이미 2013년 12월에도 같은 범죄로 징역 6개월을 선고받고 2014년 4월 징역을 살기도 했습니다. 1심 법원은 그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하고 추징금 10만원을 명령했지요.

1심 재판이 끝나면 형사 재판을 받는 피고인은 정해진 기간 안에 항소할 수 있습니다. 항소는 1심 법원의 판결에 대해 더 다퉈보고 싶은 점이 있을 때 상급 법원에 한 번 더 판단을 받아보기 위해 신청하는 것을 말합니다. 만약 항소 후 2심 법원의 판결이 끝났는데도 억울하거나 승복하지 못하는 점이 있는 경우에는 상고를 하게 됩니다. 상고는 마찬가지로 2심 법원의 상급 법원의 판단을 받아보는 것인데 3심은 대법원에서 판결을 하게 됩니다.

항소하려면 1심 판결이 선고된 후 7일 이내에 원심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해야 합니다. 이후 피고인 측은 법원으로부터 소송기록 접수의 통지를 받은 날부터 20일 이내에 항소이유서를 항소법원에 제출해야 하죠.

김씨 측은 항소이유서 제출기간 전에 열린 2심 재판의 첫 공판기일에서 사실이 잘못됐고 형도 부당하게 많다면서 추후 항소이유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항소심 재판부는 변론을 종결하고 바로 선고기일을 지정했습니다. 이에 김씨 측은 항소이유서 제출 기간 안에 항소이유서를 제출하면서 선고기일 연기를 요청했지만, 재판부는 변론을 재개하지 않은 채 예정대로 판결을 선고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김씨 측은 항소이유서를 제출했는데도 선고기일을 연기하지 않고 바로 판결을 선고한 것은 잘못이라면서 대법원에서 다시 판단해달라며 상고했습니다.

대법원 2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향정)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씨에 대해 징역 10개월을 선고하고 추징금 10만원을 명령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의정부지법으로 되돌려 보냈다고 밝혔습니다. (2017도13748 판결)

대법원 재판부는 “첫 공판기일 당시에는 형사소송법에 규정된 항소이유를 구체적으로 기재한 항소이유서가 제출되지 않은 상태여서 항소이유서에 의한 심리가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다”며 “이런 상태에서 기간 내에 적법한 항소이유서가 제출된 이상 변론을 재개해 항소이유서에 기재된 내용에 대해 심리를 해 봤어야 한다”며 김씨 측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대법원은 “항소이유서 제출 후 변론할 기회를 부여하는 등의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그대로 판결을 선고한 것은 심판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피고인으로부터 박탈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헌법에는 ‘모든 국민은 헌법과 법률이 정한 법관에 의해 법률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이 권리는 충분히 보장돼야 한다는 게 대법원의 결론입니다.

◇관련조항

형사소송법

제361조의3(항소이유서와 답변서)
①항소인 또는 변호인은 전조의 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20일 이내에 항소이유서를 항소법원에 제출하여야 한다.

 
제364조(항소법원의 심판)

①항소법원은 항소이유에 포함된 사유에 관하여 심판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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