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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法형통

'광주 집단폭행' 가해자들, '살인미수죄' 적용될까?

[the L] 법조계 "살인 고의 입증 어려워…특수중상해죄 적용 땐 최대 징역 20년"

폭행 당한 A씨 모습(왼쪽), A씨가 폭행 당하는 장면이 찍힌 CCTV /사진=페이스북 캡처

지난달 30일 광주에서 30대 남성이 택시 탑승 시비 끝에 집단 폭행을 당하고 실명 위기까지 놓인 사건이 국민적 공분을 불러일으키면서 가해자들에게 살인미수죄가 적용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경찰은 살인미수죄 적용이 가능한지 여부를 검토 중이다. 

◇"살인미수죄 적용" 靑 국민청원에 20만명 이상 참여

이 사건은 피해자 A씨의 형이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사건의 전말을 올리면서 불거졌다. A씨의 친구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이 글을 옮기며 살인미수죄 적용을 주장했고, 4일 현재 청와대 공식답변 기준인 2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청원에 참여했다. 

해당 글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30일 새벽 광주 광산구 수완동의 한 술집에서 남성 3명, 여성 2명과 함께 술을 마셨다. 이후 A씨의 일행이 귀가하기 위해 택시를 잡던 중 남성 7명, 여성 3명이 함께 있던 무리와 승차 새치기 문제를 놓고 시비가 붙었다. 뒤늦게 술집에서 나온 A씨는 시비를 말리려다 싸움에 휘말려 집단 폭행을 당했다. 가해자 무리가 나뭇가지로 A씨의 눈을 찌르고 돌을 사용해 폭행을 했다고 A씨의 형의 주장했다. 

실제 온라인에 게재된 폭행 영상에 따르면 가해자 무리는 정신을 잃은 것으로 보이는 A씨를 일으켜 세워 수차례 폭행했다. 이 영상에는 가해자 무리 중 한 사람이 주변에 있던 돌을 집어 그를 폭행하는 장면도 담겨있다.

A씨의 친구는 국민청원 글에서 "범죄에 가담한 전원이 구속돼야 한다고 생각하고 죄명도 분명 살인미수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A씨의 형도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항거불능 상태인 사람을 그렇게 흉기로 했다는 것은 살인미수가 아니냐"고 주장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우선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폭처법) 위반 혐의로 가해자 무리 7명 중 3명을 구속하고,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불구속 상태인 4명 중 2명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신청한 상태다. 

이들에게 적용된 혐의는 폭처법 제2조 2항의 3호다. 해당 조항은 2명 이상이 공동해 사람의 신체를 상해한 사람을 가중처벌하도록 정하고 있다. 형법에서 정한 형의 2분의 1까지 더해질 수 있다. 형법상 상해죄의 법정형은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폭처법에 의하면 가해자 무리에게 최대 10년6개월형이 선고될 수 있다. 

만약 가해자 무리에게 살인미수죄가 적용된다면 형량은 더 높아질 수 있다. 살인미수죄의 법정형은 살인죄와 같은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다. 2015년 마크 리퍼트 전 주한 미국대사에게 흉기를 휘두른 김기종씨에게 상해죄가 아닌 살인미수죄가 적용된 바 있다. 김씨는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살인미수죄를 유죄로 판단해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살인 고의 입증 어려워…특수중상해죄, 최대 징역 20년"

그러나 이번 광주 폭행 사건에서 살인미수죄가 인정되긴 쉽지 않다는 게 법조계의 중론이다. 살인(미수)죄는 가해자가 피해자를 살해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범행을 했다는 게 입증돼야 한다는 점에서다. 재경지검의 한 검사는 "피해자의 머리나 급소 등을 지속적으로 때린다는지 하는 정황이 있으면 미필적으로라도 살인의 고의가 인정될 수 있다"면서도 "다만 무차별적으로 폭행한 상황에서는 살인미수죄가 인정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말했다.

대신 광주 폭행 사건 가해자들에게 형법상 특수중상해 혐의를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형법과 폭처법 등 적용 가능한 혐의들을 모두 놓고 볼 때 형법상 특수중상해죄를 적용하는 것이 법정형이 가장 높아 보인다"고 밝혔다.

형법 제258조의 2는 단체 또는 다중의 위력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해 사람의 신체를 상해한 결과로 생명에 대한 위험을 발생하게 한 자, 혹은 신체의 상해로 인해 불구 또는 난치의 질병에 이르게 한 자는 2년 이상 2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정하고 있다.

이 조항을 광주 폭행 사건에 대입해 보면 가해자 무리가 나뭇가지나 돌을 사용해 A씨의 생명을 위험하게 하거나 A씨의 장애를 유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A씨는 현재 눈 주변 뼈를 크게 다쳐 실명 위기에 놓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여러 명의 가해자들 가운데 폭행에 주도적으로 가담한 사람만 높은 형을 선고받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그러나 형법에는 동시범 특례 조항이 있다. 우리 형법은 각각의 행위가 합쳐져 한가지 상해의 결과가 발생했을 경우, 그 상해의 원인이 되는 행위를 명확히 판명할 수 없을 때는 가해자들 모두를 공범으로 취급한다.

한편 이번 사건을 두고 경찰이 미온적 대처를 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사건 현장에 출동하고도 적극적으로 폭행을 말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폭력을 제지하는 과정에서 경찰의 독직폭행죄 문제가 불거질 수 있음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독직폭행죄는 경찰 등이 직권을 남용해 사람을 체포 또는 감금하거나 피의자 등에 대해 폭행을 하면 성립하는 범죄로, 상해의 결과가 발생했을 경우 1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진다. 

경찰 출신의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날 자신의 SNS를 통해 "우리 경찰, 강한 악인들에게 너무 약하다"며 "정당한 공무집행으로 인해 발생한 피의자 혹은 제3자의 부상이나 손실에 대해 징계 등 불이익 없이 보상 및 치료를 지원하는 체제 구축 등 근본적 개혁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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