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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신탁 주식으로 신주를…증여세 '중복 부과' 안돼

[the L] 화우의 조세전문 변호사들이 말해주는 '흥미진진 세금이야기'

편집자주외부 기고는 머니투데이 the L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기고문은 원작자의 취지를 최대한 살리기 위해 가급적 원문 그대로 게재함을 알려드립니다.
그래픽=이지혜 기자

갑(甲)은 을(乙)의 명의로 A회사 발행주식을 취득하였다. 이 경우 乙의 명의로 인수한 A회사 발행주식은 甲의 명의신탁 주식에 해당한다. 이러한 명의신탁 주식은 사법(私法)상으로는 여전히 실제 소유자인 甲의 소유이나, 세법에서는 명의신탁에 대한 제재의 측면에서 주식이 그 명의자인 乙에게 증여된 것으로 의제하여 증여세를 부과한다. 이른바 ‘명의신탁증여의제’에 따른 증여세이다.

그런데 甲이 乙의 명의로 A회사의 발행주식을 취득한 후 A회사와 B회사 사이에 주식의 포괄적 교환이 이루어졌고, 이에 따라 甲은 A회사 발행주식을 B회사로 이전하는 대가로 모회사가 되는 B회사의 신주를 배정받았다. 그러자 과세관청은 甲이 당초 乙의 명의로 취득했던 A회사 발행주식만이 아니라, 주식의 포괄적 교환에 따라 배정받은 B회사 발행신주에 대해서도 새로운 명의신탁이 있었다고 보아 증여의제규정을 적용하여 증여세를 부과하였다.

그 동안 이러한 증여세 부과처분은 적법한 것인지에 관하여 논란이 있어 왔는데, 최근 대법원에서 명의신탁된 주식으로서 증여의제 대상이었던 A회사 발행주식과는 달리 주식의 포괄적 교환과정에서 A회사 발행주식 대신 취득한 B회사 발행신주에 대해서는 증여세를 부과할 수 없다고 판단한 판결이 선고되어 주목을 받고 있다.

주식을 명의신탁한 것에 대해서는 일정요건에 따라 증여세가 부과된다. 문제는 주식을 명의신탁한 후 그 주식의 변형물이 발생한 경우 그 변형물에 대해서도 세법의 증여의제규정을 적용하여 증여세를 거듭 부과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법원은 타인의 명의로 주식을 보유하던 중 회사의 유상증자에 참여하여 추가 출자를 하고 그 타인의 명의로 새롭게 배정받은 유상신주에 대해서는 당초의 명의신탁 주식과 별개로 새로운 명의신탁으로 보아 증여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반면, 기존의 명의신탁 주식에 관하여 주식 소유자의 추가 출자 없이 그 주식수에 비례하여 무상주를 배정받은 경우에 관해서는 그 무상주가 기존 명의신탁 주식의 변형물에 불과하다는 이유로 별도로 증여세를 부과할 수 없다고 해석하고 있다.

무상주의 경우와 같은 맥락에서, 기존의 명의신탁된 주식을 처분한 대금으로 다시 취득한 차명주식에 대해서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중복적으로 증여세를 부과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들이 2017년 이후 잇따라 선고되고 있다. 이 역시 재취득한 차명주식이 기존 명의신탁 주식의 변형물 내지 파생물에 불과하다는 취지이다. 최초의 명의신탁 주식이 매도된 후 그 매도대금으로 다시 취득한 주식에 대해 각각 별도로 증여의제규정을 적용하게 되면, 처분 후 재취득이 반복될 경우 증여세액이 무한정 늘어날 수 있고, 애초에 주식이나 그 매입자금이 수탁자에게 증여된 경우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증여세액이 부과될 수 있어서 형평에 어긋나는 점 등을 감안한 것이다.

한편, 주식의 포괄적 교환은 회사간의 주식교환계약을 통해 자회사가 되는 회사의 발행주식총수를 모회사가 되는 회사로 전부 이전하고, 그 대신 자회사가 되는 회사의 주주들이 모회사가 발행하는 신주를 배정받아 모회사의 주주가 되도록 하는 상법상의 제도이다. 이러한 주식의 포괄적 교환으로 자회사가 되는 회사의 주주가 받는 모회사의 발행신주는 종전에 보유하던 주식의 대체물이나 변형물로 볼 수 있는 측면이 있는가 하면, 주식의 포괄적 교환에 반대하는 주주가 회사를 상대로 주식을 매수하라고 청구할 수 있는 등 포괄교환과정에서 주주의 의사가 개입된다는 측면에서 포괄교환 후 새로운 명의신탁관계가 성립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측면도 있다.

대법원은 종래 명의신탁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가 주식의 포괄적 교환으로 모회사의 신주를 차명으로 취득한 경우 그 신주에 관해 당초의 명의신탁 주식과 구별되는 새로운 명의신탁이 성립한 것으로 보아 증여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판단한 사례가 있었다. 그런데 서두에서 설명한 것처럼 최근 대법원은 주식의 포괄적 교환으로 모회사의 신주를 차명으로 취득한 것이 명의신탁 주식의 이전대가로서 그 대체 주식을 취득한 것에 불과하다는 이유로, 그 신주에 대해서는 증여세를 반복해서 부과할 수 없다고 판단함으로써, 사실상 종전의 견해를 변경하였다.

이처럼 차명주식에 대해 변형물이나 대체물이 발생한 경우 그 변형물 등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반복해서 증여세를 부과할 수 없다는 법리가 점차 넓게 인정되고 있는 추세다. 이러한 판례의 기류변화는 향후 명의신탁된 기존 주식에 터 잡아 회사의 합병이나 분할과정에서 변형되어 인수되는 주식 등 유사사건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법무법인(유) 화우의 김용택 변호사는 조세관련 쟁송과 자문이 주요 업무분야다. 각종 소득세, 법인세 관련 사건 외에도, 자본거래 관련 증여세, 금괴 도매업체 등에 대한 부가가치세, 지방세 환급 및 추징, 조세포탈 관련 사건 등을 수행했다. 서대문세무서 납세자보호위원으로도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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