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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나한테만 사!"…젓가락은 되고, 숟가락은 안 된다?

[the L] 12년차 공정거래전문 변호사가 말해주는 '공정거래로(law)' 이야기


# 가맹본부 A는 2014년 2월부터 2016년 10월까지 △ 세척·소독제(바닥 살균소독용, 오븐 및 주방기구 기름때 제거용), 음식(국물, 덮밥, 반찬) 용기, 위생마스크·필름, 일회용 숟가락 등 25개 품목의 일반공산품과 △ 나무젓가락, 물티슈, 만두찜종이 등 6개 품목의 주문생산품을 필수품목으로 지정하여 정보공개서에 기재하고, 가맹계약서에 가맹점사업자가 필수품목을 가맹본부 A로부터 공급받는 것을 원칙으로 하며 이를 위반하는 경우에는 상품공급을 중단하거나 가맹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규정하여 이들 총 31개 품목을 자신으로부터 구입하도록 하였다.

이러한 경우 가맹본부 A는 가맹사업법 제12조 제1항 제2호에서 금지하는 ‘부당한 거래 상대방 구속행위’, 즉 구입강제에 해당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공정위는 △ 일반공산품 중 식자재 품목(강남물엿, 냉면무, 돈까스 소스, 식용유 등)과 주문생산품 중 나무젓가락, 물티슈, 냅킨의 경우에는 가맹본부 A가 상품의 동일성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경우에 해당하기 때문에 구입강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 일반공산품 중 식자재가 아닌 품목(세척·소독제, 음식용기, 일회용 숟가락 등)과 주문생산품 중 대나무 만두찜기, 만두찜종이의 경우에는 구입처를 가맹본부 A로 제한하지 않아도 품질의 동일성을 유지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으로부터 구입하도록 한 경우에 해당하여 구입강제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 구입강제 해당여부…가맹사업 목적달성위한 필요 범위 넘었는지가 중요

가맹사업법 제12조 제1항 제2호 및 법 시행령 제13조 제1항 관련 [별표 2] 제2호 나목에 규정된 거래상대방의 구속행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가맹본부가 가맹점사업자에게 특정한 거래상대방(가맹본부 포함)과 거래하도록 강제하고, 그러한 행위가 가맹사업의 목적달성을 위한 필요한 범위를 넘어 부당하여야 한다.

한편, 위의 행위가 가맹사업의 목적달성을 위한 필요한 범위 내에 있는지 여부는 가맹사업의 목적과 가맹계약의 내용, 가맹금의 지급방식, 가맹사업의 대상인 상품과 공급 상대방이 제한된 상품과의 관계, 상품의 이미지와 품질을 관리하기 위한 기술관리·유통관리·위생관리의 필요성 등에 비추어 가맹점사업자에게 품질기준만을 제시하고 임의로 구입하도록 하여서는 가맹사업의 통일적 이미지와 상품의 동일한 품질을 유지하는 데에 지장이 있는지에 따라 결정되어야 한다.

◇ 일반공산품 중 식자재 품목…구입강제 해당 안돼

가맹본부 A가 강남물엿 등 식자재 품목을 자신으로부터만 구입하도록 가맹점사업자에게 강제한 사실은 있으나, △ 이들 품목들은 가맹본부 A가 정한 조리기준에 따라 김밥 등의 조리과정에 투입되므로, 중심상품의 맛·품질 등과 직접 관련되는 점, △ 가맹본부 A는 가맹점사업자가 지정상품을 이용하고 유통기한 등을 준수하는지 여부를 지속적으로 관리하여야 할 필요성이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가맹사업의 목적달성에 필요한 범위를 넘어 부당하게 거래상대방을 구속하였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가맹사업법 제1항 제2호에 위반되지 않는다.

또한 가맹본부 A가 주문생산품 중 나무젓가락, 물티슈, 냅킨을 자신으로부터만 구입하도록 가맹점사업자에게 강제한 사실은 있으나, △ 이들 품목들은 가맹본부 A가 재질, 규격 등을 구체적으로 지정하여 주문 생산한 제품들로서 가맹점사업자들이 일반 시중에서 쉽게 구매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가맹본부 A의 제품임을 알 수 있는 구체적인 표지를 포함하고 있고 당해 물품의 사용 여부가 소비자들의 만족 수준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가맹사업의 통일적 이미지와도 관련된다고 보이는 점, △ 가맹본부 A가 가맹점사업자가 지정상품을 이용하여 품질기준을 준수하는지 여부를 지속적으로 관리할 필요성이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가맹사업의 목적달성에 필요한 범위를 넘어 부당하게 거래상대방을 구속하였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가맹사업법 제12조 제1항 제2호에 위반되지 않는다.

◇세척·소독제, 음식용기, 일회용 숟가락, 대나무 만두찜기 등…구입강제 해당

하지만 가맹본부 A가 이들 품목들을 자신으로부터만 구입하도록 한 행위는 △ 가맹본부 A가 이들 품목을 필수품목으로 지정하여 자신으로부터만 구입하지 않을 경우 가맹계약을 해지하도록 규정하는 등 거래를 강제한 점, △ 이들 중 일반공산품은 가맹점사업자들이 충분히 동일한 제품을 구입할 수 있고 대나무 만두찜기 등 주문생산품도 동일·유사한 제품을 구입 또는 자체주문 등의 방법으로 조달할 수 있으며, 이들 품목은 모두 김밥 등 중심상품의 맛·품질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고 가맹사업의 통일적 이미지에도 큰 영향을 주지 않는 점, △ 가맹본부 A가 별도의 품질기준을 제시하고 가맹점사업자가 그 기준에 맞춰 자유롭게 구입하더라고 그 용도나 기능에 지장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할 때, 가맹사업법 시행령 제13조 제1항 [별표 2] 2. 나목의 부당하게 가맹점사업자에게 특정한 거래상대방과 거래할 것으로 강제하는 행위에 해당되어 가맹사업법 제12조 제1항 제2호에 위반된다.

◇ 브랜드 통일성 유지와 무관한 품목까지 구입강제 관행에 제동

공정위는 위와 같은 조치가 최근 일부 외식업종 가맹본부가 가맹점주에게 브랜드 통일성 유지와 무관한 물품을 구입하도록 강제하면서 높은 마진을 부가하는 방식으로 가맹점주의 비용 부담을 가중시키는 행위를 제재하였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가맹본부 A는 일부 품목의 경우 구입처를 자신으로 제한하지 않아도 품질의 동일성을 유지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으로부터 구입하지 않으면 가맹계약을 해지하도록 하여 사실상 구입을 강제했다. 그 결과, 다양한 온·오프라인 채널에서 공동 구매 등을 통해 저렴한 가격에 부재료를 구매할 수 있는 가맹점주들의 선택권이 원천 봉쇄되었다고 볼 수도 있다. 또한, 가맹번부 A가 대량 구매를 통해 시중가보가 싼 가격으로 가맹점주에게 판매할 수 있었음에도 고가로 판매한 사실도 확인되었다.

참고로, 공정위는 가맹본부가 브랜드 통일성 유지와 무관한 품목까지 자신으로부터만 구입하도록 강제하면서 높은 유통마진을 챙기는 불합리한 관행을 해소하기 위해, 가맹사업법 시행령을 통해 2019년 1월 1일부터 △ 구입요구 품목별 차액가맹금 수취여부, △ 가맹점 1곳당 전년도에 가맹본부에 지급한 차액가맹금의 평균 액수, △ 가맹점 1곳당 전년도 매출액 대비 차액가맹금의 평균 비율, △ 주요 품목별 전년도 공급가격의 상·하한을 정보공개서에 기재하도록 하였다.

[법무법인(유한) 바른의 공정거래팀 파트너 변호사로 근무하고 있는 백광현 변호사(연수원 36기)는 공정거래분야 전문가로 기업에서 발생하는 복잡다단한 공정거래 관련 이슈들을 상담하고 해결책을 제시해 주고 있으며,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공정거래법 실무)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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