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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사고 팔 때 세금 내야 할까?

[the L] 화우의 조세전문 변호사들이 말해주는 '흥미진진 세금이야기'

편집자주외부 기고는 머니투데이 'the L'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기고문은 원작자의 취지를 최대한 살리기 위해 가급적 원문 그대로 게재함을 알려드립니다.
그래픽=이지혜 기자

작년 이맘때쯤 가상화폐 광풍이 불었다. 24시간 거래가 가능하고, 가격 변동폭에 제한이 없는데다가 수익에 대한 세금 하나 없다는 얘기에 가상화폐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 이가 없었다. 투자를 하지 않은 필자도 가상화폐의 대표격인 비트코인이 무엇인지를 찾아보았던 기억이 난다. 특히 경제적 여유가 없는 청년세대들에게 가상화폐 투자가 ‘흙수저’를 탈출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로 인식되면서 가상화폐 거래량이 급증했고, 실제 적지 않은 사람들이 가상화폐 투자를 통해 상당한 수익을 얻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가상화폐는 전자지갑과 암호키를 바탕으로 국경 없이 사실상 전 세계적으로 거래가 가능하고, 아직까지도 완전한 실명제가 이루어지지 못한 상황이어서 부의 편법적 대물림 수단으로 악용되기도 하고, 외국보다 국내 거래가격이 비싼 경우가 많아 해외에서 매수한 가상화폐를 국내 거래소에서 매도함으로써 손쉽게 차익을 얻을 수 있음은 물론 일부 차익은 세금 한 푼 내지 않고 다시 해외로 유출되는 등 탈세와 국부 유출의 수단으로 악용되는 문제점이 발생하였다.

가상화폐 거래가 단기간에 급증하면서 여러 문제점을 야기할 것을 예상하기는 어렵다. 이는 국가도 마찬가지였는지 당시 정부는 급히 국세청, 검찰청, 경찰청, 공정위, 금감원 등 규제기관이 모두 참여한 가상화폐 관계기관 합동TF를 만들어 가상화폐를 둘러싼 제반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한 각종 대책을 쏟아냈다. 하지만 가상화폐 대책은 주로 투기수요 증가로 인한 시장과열을 막기 위한 규제적 측면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어, 블록체인 기술의 본질에 맞게끔 가상화폐 거래를 양성화하고 제도화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가상화폐 광풍은 가상화폐 투자를 통해 얻은 수익에 대한 과세제도가 미처 정립되지 못한 점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 가상화폐 관계기관 합동TF는 당시 가상화폐가 통화나 금융상품은 아니라는 것이 정부의 기본입장이라고 밝혔을 뿐 가상화폐의 본질이나 과세 여부에 대해서는 입장을 분명히 하지 않은 채 주요국의 과세동향을 고려해 과세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유보적 입장을 취하였다. 

필자는 바로 이 부분에 아쉬움이 있다. 통화나 금융상품의 개념상 가상화폐를 고유 의미의 통화나 금융상품으로 분류할 수 없음은 분명해 보인다. 그리고 우리 부가가치세법제는 유통단계에서 창출된 부가가치를 과세표준으로 하여 그 조세의 부담을 거래상대방에게 전가시켜 종국적으로는 최종소비자가 그 부담을 지도록 하는 소비세적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에 ‘소비재’와 ‘최종소비자의 존재’를 전제로 하지만, 가상화폐는 소비의 대상이라기보다는 교환수단으로서 그 성격상 부가가치세의 과세대상이 되는 재화라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정부로서는 가상화폐의 성격을 그 본질에 맞게 ‘신종 무형자산’으로 규정지은 다음 가상화폐의 시세상승에 따른 소득과 가상화폐를 타인에게 공급하는 경우의 공급가액에 대한 과세 여부와 그 범위를 신속하게 결정했어야 한다. 그리고 만일 과세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정했다면 입법을 통해 가상화폐를 부가가치세법 과세대상 재화로 명시하고, 소득세법 제94조 제1항의 기타자산에 가상화폐를 추가함으로써 양도소득세 과세대상으로 명시하거나 비거주자의 국내 유가증권 양도시 원천징수의무에 관한 소득세법 제156조 제6항, 법인세법 제98조 제7항처럼, 가상화폐 양도시에도 원천징수의무를 분명히 하는 등의 조치를 취함으로써 국내외적으로 과세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했어야 한다고 본다.

조세제도가 기술발전을 앞질러 가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때문에 지금까지는 기술의 발전으로 과세공백이 생기면 제도를 고쳐 과세공백을 메우는 일을 반복해 왔다. 그러나 비록 현실적인 제약으로 선제적 대응을 할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앞으로는 적기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자세를 취할 필요가 있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를 맞이하여 가상화폐보다 더욱 발전한 기술에 터잡은 결과물이 지속적으로 나타날 것임이 분명하다. 신기술의 상용화 이전에 과세제도를 정비하기는 어렵겠지만, 적어도 기술 상용화에 맞춘 신속한 과세제도 정비가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IT 강국 위상에 맞는 정비된 조세제도를 갖춘 조세강국을 그려 본다.

[법무법인(유) 화우의 정재웅 변호사는 조세 관련 쟁송과 자문이 주요 업무 분야다. 그 동안 법인세, 부가가치세, 소득세, 상속증여세, 관세 등 전 세목에 걸쳐 다수의 조세쟁송과 자문사건을 수행했다. 강남세무서, 서대문세무서 등에서 외부위원으로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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