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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판례氏] "아무튼 안 돼"…'묻지마' 행정처분의 결말

[the L] 대법 "근거와 이유 제시하지 않은 행정처분은 위법"

/사진제공=이미지투데이

복잡한 규제 환경에서 기업이 행정기관의 판단에 기대야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어떤 사업을 해도 되는지 등에 대한 인·허가는 행정기관의 재량사항이다.

그런데 이같은 행정기관의 권한도 마구 휘둘러서는 안 된다. 실질적인 근거나 이유를 대지 않고 특정 기업의 신청을 불허하는 행정처분은 위법하다고 판시한 대법원 판례(2017년 8월29일 선고, 2016두44186)를 소개한다.

A사는 2014년 B광역시가 관할하는 산업단지 내에 폐기물 처리시설을 세우고자 했다. A사가 시설을 설치하려 한 곳은 산업단지 중에서도 '녹지구역'에 해당했다. 이에 A사는 해당 사업부지의 용도를 '녹지'에서 '폐기물 처리시설용지'로 변경해달라는 신청을 B광역시에 냈다.

이에 B광역시는 "산업단지 계획상 해당 부지가 녹지로 돼 있어 폐기물 처리시설 입지가 불가능하다"며 "녹지를 폐기물 처리시설용지로 바꾸는 것도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문제는 B광역시가 A사에 내놓은 바로 이 '불허 처분'이었다. B광역시의 답은 "안되니까 안된다"는 것으로 해석될 뿐 불허하는 이유가 제시되지 않았던 것이다.

원심법원은 "B광역시는 A사의 신청을 구체적이고 합리적 이유를 제시하지 않고 거부했다"며 "이 사건 처분을 정당한 재량권의 행사라고 보기 어렵다"고 A사 승소 판결을 내렸다.

B광역시가 상고를 제기해 이 사건은 대법원까지 갔지만 대법원 역시 A사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은 "행정청이 처분을 할 때는 원칙적으로 당사자에게 그 근거와 이유를 제시해야 한다"며 "행정청이 처분 이유를 제시했다고 인정을 받으려면 당사자가 어떤 근거와 이유로 처분이 이뤄진 것인지 충분히 알 수 있어서 그에 불복해 행정구제 절차로 나아가는 데 별 지장이 없었다고 인정돼야 한다"고 판시했다.

또 "산업단지 개발계획의 변경을 구하는 A사의 신청에 대해 B광역시가 거부 처분을 하고 이유를 제시했다고 인정받기 위해서는 신청을 인용하는 것이 법령 위반이라거나 종전 계획을 변경할 사정변경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등 거부의 실질적인 이유를 당사자가 알 수 있도록 했어야 한다"며 "이 사건 처분서는 아무런 실질적인 내용 없이 단순히 신청을 불허한다는 결과만을 통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관련조항

행정절차법 
제23조(처분의 이유 제시)
① 행정청은 처분을 할 때에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당사자에게 그 근거와 이유를 제시하여야 한다.
1. 신청 내용을 모두 그대로 인정하는 처분인 경우
2. 단순ㆍ반복적인 처분 또는 경미한 처분으로서 당사자가 그 이유를 명백히 알 수 있는 경우
3. 긴급히 처분을 할 필요가 있는 경우
② 행정청은 제1항제2호 및 제3호의 경우에 처분 후 당사자가 요청하는 경우에는 그 근거와 이유를 제시하여야 한다.

행정절차법
제24조(처분의 방식)
① 행정청이 처분을 할 때에는 다른 법령등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문서로 하여야 하며, 전자문서로 하는 경우에는 당사자등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다만, 신속히 처리할 필요가 있거나 사안이 경미한 경우에는 말 또는 그 밖의 방법으로 할 수 있다. 이 경우 당사자가 요청하면 지체 없이 처분에 관한 문서를 주어야 한다.
② 처분을 하는 문서에는 그 처분 행정청과 담당자의 소속ㆍ성명 및 연락처(전화번호, 팩스번호, 전자우편주소 등을 말한다)를 적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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