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 제6부(부장판사 이성용)은 10일 A씨가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낸 귀화허가신청 불허가 처분 취소 소송에서 A시의 손을 들어줬다.

2008년부터 인도적 체류 허가를 받아 국내에 생활하고 있는 A씨는 귀화허가를 신청했다. 하지만, 법무부는 A씨의 생계유지 능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A씨는 "성실하게 직장생활을 하면서 자녀를 양육하고 있다"며 "생계유지 능력 부족을 전제로 귀화허가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은 부당하다"고 소송을 냈다. 실제 A씨는 프랑스어와 영어에 능통해 프랑스어와 영어 강사, 통번역 업무 등으로 생활을 꾸려왔다.

외국인이 귀화 허가를 받으려면 생계 유지 능력을 인정받아야 한다. 법무부는 △3000만원 이상 예금 잔고 △3000만원 이상에 해당하는 부동산등기부 또는 부동산전세계약서 △재직증명서 또는 취업예정사실증명서 등의 기준을 두고 있다.

재판부는 "이같은 서류를 제출하도록 한 것은 국적 취득 후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지 신청인의 기존 자산, 또는 소득을 근거해 예측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자산이 부족하더라도 신청인이 오랜 기간 꾸준히 소득활동을 하면서 상당한 수준의 소득을 창출해왔고, 이에 더해 신청인의 기술, 능력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신청인에게 국적 취득 후 국가의 도움 없이 생계를 유지할 수 있을 정도의 능력이 인정된다면 생계 유지 능력을 갖춘 것으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원고는 같은 기관에서 지속적으로 근무하며 급여를 받아왔고 영어와 프랑스어를 능숙하게 구사해 통역과 번역 업무를 수행하거나 다문화 강사 등으로 활동한 경력도 있다"며 A씨의 자립 능력을 인정했다.

또 "아이를 홀로 양육하는 상황에서 장시간 근무하는 것이 어려워 소득이 적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자녀가 중학생이 된 후에는 피고(법무부)가 인정한 연 1890여만원(2016년)을 초과하는 소득을 얻어왔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인도적 체류 허가는 1년마다 허가 여부를 갱신하는 절차를 거쳐야 하고, 취업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이 범위에서 별도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이런 불안정한 지위로 인해 능력에 맞는 소득을 얻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했다"며 "재정능력 및 생계유지 능력을 판단하는 데 있어 이 부분 역시 고려해야 한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