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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발은 안된다"는 판사들…양승태 고발 물 건너가나?

[the L] 檢 "대법원의 고발·수사의뢰 있어야 수사"…김명수 대법원장, 고발 대신 검찰에 수사협조 약속 가능성

김명수 대법원장이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사진=뉴스1

이제 김명수 대법원장의 결단만이 남았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 '사법농단 의혹' 관련자들에 대한 고발 또는 수사의뢰 여부를 놓고서다. 

전국법원장간담회에 이어 전국법관대표회의도 대법원 차원의 형사조치에 반대했다. 대법관 간담회에서도 형사조치는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다수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김 대법원장이 고발 또는 수사의뢰 없이 수사 협조를 약속하는 수준에서 검찰에 공을 넘기는 선택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12일 법원에 따르면 김 대법원장은 이날 오후 4시부터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안철상 법원행정처장을 포함한 대법관 13명과 간담회를 갖고 양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에 대한 관련자 형사조치 여부를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대다수 대법관들은 대법원 또는 법원행정처 차원의 고발이나 수사의뢰는 적절치 않다는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직 대법관 중에는 2015년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의 댓글공작 사건 재판 등 재판거래 의혹 사건 심리에 당시 대법관으로 참여한 7명이 포함돼 있다.

앞서 김 대법원장은 전국법관대표회의와 전국법원장간담회, 사법발전위원회의 의견을 들은 뒤 관련자들에 대한 형사조치 등 후속대책을 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5일 사법발전위원회 간담회에선 검찰 수사가 불가피하다는 의견, 7일 전국법원장 간담회에선 검찰 수사에 반대하는 의견이 다수였다. 지난 11일 전국법관회의에선 검찰 수사가 필요하지만, 대법원 차원의 고발 또는 수사의뢰는 적절하지 않다는 데 뜻이 모였다.

전국법관회의 관계자는 "이미 고소·고발이 충분히 이뤄졌다"며 "고발장을 접수한 검찰이 제 일을 하면 된다"고 말했다. 현재 검찰에는 양 전 대법원장 시절 '법관 사찰'과 '재판 거래' 등 사법농단 의혹에 대한 고발이 총 14건이 접수돼 있다. 그러나 검찰은 그동안 "대법원의 고발 또는 수사의뢰가 있어야만 수사에 들어갈 수 있다"며 수사 착수를 미뤄왔다. 이에 대해 전국법관회의에 참석한 한 판사는 "고발장이 접수된 사안에 대해 형사소송법에 따라 검찰이 수사를 하면 되는 것"이라며 "대법원의 입장이 필요하다는 것은 수사기관으로서 직무 유기에 해당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대법관과 법원장 등 고위 법관들 뿐 아니라 일선 판사 중심의 전국법관회의까지 형사조치에 반대함에 따라 김 대법원장 입장에서 양 전 대법원장 등에 대한 고발 또는 수사의뢰를 선택하기는 쉽지 않아졌다. 일각에선 김 대법원장이 검찰에 수사협조를 약속하는 수준에 그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편 전날 전국법관회의의 결정을 놓고 일각에선 반발의 목소리가 나온다. 법원행정처 법관 사찰의 피해자였던 차성안 사법정책연구원 판사(41·사법연수원35기)는 이날 본인의 페이스북에 "검찰이 고발이 없다고 수사를 안 하는 것도 문제지만, 법원이 직무상 조사과정에서 범죄 혐의가 있다고 사료됨에도 법원의 사법행정권자 누구도 형사소송법상 고발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것도 문제 아니냐"는 글을 올렸다. 또 " 정무적인 판단의 말들만 오가고 단 한 명의 법관대표도 공무원의 고발의무에 대한 형사소송법 제234조 제2항 규정을 언급조차 안하는 것이 놀랐다"며 "대법원장이나 행정처장의 고발이 없으면 나의 고발을 고민해야 한다"고도 했다. 

형사소송법 제234조는 제 2항은 '공무원은 그 직무를 행함에 있어 범죄가 있다고 사료하는 때에는 고발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전국법관회의 관계자는 "공무원이 형사소송법상 고발 의무가 있는 것은 맞지만, 이를 조사한 특별조사단은 결론에서 범죄 혐의는 없고 형사조치는 안하겠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이런 상황에서 전국법관회의가 다른 기구에 고발을 하라고 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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