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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협조? 국정조사?…김명수 대법원장, 조만간 결단

[the L] 고발 등 형사조치 불가 중론, '수사협조 약속' 수준에 그칠 수도…국회에 국정조사 촉구 가능성도

6.13지방선거 투표일인 13일 오전 김명수 대법원장이 서울 용산구 한남초등학교에 마련된 한남동 제3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8.6.13/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수사의뢰냐? 수사협조냐? 아니면 국정조사 촉구일까? '재판거래'와 '법관사찰' 등 사법농단 의혹에 대한 김명수 대법원장의 결단이 조만간 내려진다. 대법관과 법원장부터 일선 판사들까지 법관들의 중론은 고발·수사의뢰 등 형사조치는 불가하다는 쪽으로 모아졌다. 결국 고발 또는 수사의뢰 대신 검찰에 적극적 수사협조를 약속하는 선에서 봉합 수순을 밟을 것이란 관측이 유력하다.

◇형사고발·수사의뢰?…'수사협조' 그칠 가능성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대법원장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특별조사단(단장 안철상 대법관)'의 조사 결과 밝혀진 재판거래·법관사찰 의혹 연루자들에 대한 형사조치 여부를 조만간 발표할 방침이다.

특별조사단이 지난달 25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상고법원 도입을 위해 대법원 재판을 청와대에 대한 설득·협상 수단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한 정황이 드러났다. 이에 김 대법원장은 사법발전위원회와 전국법원장간담회, 전국법관대표회의의 의견을 들은 뒤 형사조치 여부에 대한 결정을 내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5일 사법발전위원회 간담회에선 검찰 수사가 불가피하다는 의견, 7일 전국법원장 간담회에선 검찰 수사에 반대하는 의견이 다수였다. 지난 11일 전국법관회의에선 검찰 수사가 필요하지만, 대법원 차원의 고발 또는 수사의뢰는 적절하지 않다는 데 뜻이 모였다. 대법관들도 대다수가 형사조치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대법원 또는 법원행정처가 직접 고발 또는 수사의뢰를 할 경우 이후 재판 과정에서 법관의 독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게 주된 이유였다. 전국법관회의 관계자는 "이미 고발은 충분히 이뤄졌다"며 "고발장을 접수한 검찰이 제 일을 하면 된다"고 말했다. 현재 검찰에는 양 전 대법원장 시절 '법관 사찰'과 '재판 거래' 등 사법농단 의혹에 대한 고발이 총 14건이 접수돼 있다.

결국 김 대법원장이 "검찰이 수사에 착수할 경우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수준의 입장을 발표하는 데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사실상의 수사 촉구인 셈이다. 그러나 검찰은 그동안 "대법원의 고발 또는 수사의뢰가 있어야만 수사에 들어갈 수 있다"며 수사 착수를 미뤄왔다.

검찰이 수사에 착수할 경우 후유증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 변호사는 "특별조사단이 문건을 검색할 때 사용한 키워드는 불과 46개였다"며 "만약 검찰의 수사가 확대돼 추가 의혹이 발견된다면 사법부에 대한 신뢰가 완전히 무너지는 사태도 올 수 있다"고 말했다.

◇국회 국정조사·탄핵?…실효성 의문

일각에선 김 대법원장이 형사조치 대신 국회에 국정조사를 촉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회 재적의원 4분의 1 이상이 서명하면 국정조사요구서를 제출할 수 있고 본회의에서 과반 이상이 찬성하면 국정조사를 실시할 수 있다.

민중기 서울중앙지법원장은 지난 8일 기자들 만나 "국회에서 나서서 진상규명을 하는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혹에 책임이 있는 판사들에 대해 국회가 탄핵소추를 하고 헌법재판소가 이를 받아들여 탄핵을 결정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그러나 국정조사와 탄핵의 경우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과거 전례로 비춰볼 때 진상규명보다 정치공방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다. 1987년 이후 90여건의 국정조사요구서가 제출됐지만 여야 합의로 조사보고서 채택까지 이어진 경우는 10여건에 그친다. 또 헌정사상 판사를 상대로 한 국회의 탄핵 시도는 단 2차례 있었지만 이마저도 통과된 적이 없다. 

또 탄핵으로는 이미 퇴임한 법관들에 대해선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점도 한계다. 양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 전 법원행정처장,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등 의혹에 연루된 핵심인사들은 이미 법원을 떠난 상황이다. 

한편 법원 차원에서 추가로 자체조사를 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양 전 대법원장 시절부터 현재까지 1년여에 걸쳐 이미 3차례의 자체 진상조사를 실시했다는 점에서다. 한 판사는 "강제수사를 통해 할 수 있는 방법 외에는 조사할 만큼 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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