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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 리포트

"북한에 할아버지 땅 있는데"…되찾을 수 있을까?

[the L 리포트] 재산권 입증할 北 서류 존재할지 미지수…현 거주민 점유권도 보호 필요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북미정상회담까지 열리면서 북한이 '정상국가'로의 도정에 올랐다. 만약 남북 통일로까지 이어진다면 한국전쟁 발발로 월남한 실향민과 가족들이 북한 토지 문서를 근거로 땅의 소유권을 인정받을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북한에 땅이 있었더라도 이를 증명할 방법이 마땅찮아 재산을 반환받을 가능성은 적다. 실제 소유한 사실이 증명된다 해도 '가액보상'을 받는 수준에 그칠 공산이 크다.

北 토지 전부 국유화

실향민이 과거의 토지소유권을 인정받으려면 우선 북한 지역 어느 위치에 얼마나 토지를 갖고 있었는지를 증명해야 한다. 그런데 남북 분단 이후 70년 이상이 지난 만큼 과거 토지문서 등을 통해 현재의 토지가 어디인지 특정될 가능성이 희박하다. 

북한 북조선임시인민위원회는 정권 출범 전인 1946년 3월 '북조선 토지개혁에 관한 법령'을 발표해 일본 국가·일본인·일본인 단체·민족반역행위자·월남자 토지 및 5보정보 이상 지주의 초과소유토지를 몰수한 뒤 농민들에게 경작권을 분배했다. 이후 북한 정권 출범 후엔 1958년 농업협동화와 1972년 김일성 헌법 제정으로 모든 토지가 국가소유로 전환됐다. 

법무부 관계자는 "북한 지역에 등기부등본과 같은 관리장부가 있는지 불확실하고, 설령 있다 하더라도 이미 토지개혁 이전 소유관계가 등록돼 있지 않아 실익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국내에서 북한 땅 소유권을 인정받기 위한 소송이 있었지만 결과는 신통찮았다. 원고가 자신의 소유였다고 주장하는 토지가 어떤 토지인지 확인할 수 없다는 이유였다. 지난 2011년 유모씨(56) 등 7명은 경기도 연천군 일대 토지 6필지에 대해 소유권확인소송을 제기했지만 대법원은 "해당 토지가 현황 확인이 불가능한 군사분계선 이북 지역에 있어 폐쇄된 지적공부상에 기재된 토지 등의 지적만으로는 대상 토지의 지번·지목·경계 또는 좌표와 면적이 모두 일치하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다"며 기각했다.

◇살고 있는 북한 주민 보호 필요성도

만에 하나 원소유자의 토지가 특정된다 해도 정당한 법적 절차를 거쳐 해당 부동산에 거주하거나 이용 중인 북한 주민들의 실질 점유권을 무시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다.

독일의 경우 동·서독 통일 당시 '원소유권 반환원칙'이 적용돼 혼란을 빚었다. 국유토지를 원소유자에게 현물 반환하는 것을 기초로 하되 이것이 어려울 경우 예외적으로 보상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시행 도중 반환 소송이 200만건 이상 제기되는 등 분쟁이 격화되면서 결국 '원소유자 보상원칙'으로 변경됐다. 예컨대 대지에 고속도로가 생겼거나 저수지가 만들어졌거나 공동주택이 지어진 경우, 또 현재 소유주가 해당 재산을 동독법상 정당하게 구매한 경우, 구청·주차장·탁아소 등 공공시설이 지어져 반환이 공공의 이익에 반하는 경우 등에는 반환이 불가능하고 가액을 보상받도록 하는 식이다.

한국도 이와 유사한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있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2014년 '통일 이후 북한 지역 국유재산 관리 방안'에 대한 비공개 연구에서 "통일 후 북한 지역 토지의 원소유자들에 대해 토지 소유권을 인정하지 않고 '상징적 수준의 보상'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도출하기도 했다. 과거 재산몰수행위가 무효이더라도 당연히 반환원칙이 적용될 이유는 없고, 구 소유권에 대한 보상을 금전보상으로 한정해 원상회복을 제한하는 방식이 혼란이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국내에서 극히 예외적으로 특별법을 통해 원소유자에게 토지를 반환하는 조치를 취한 전례가 있다. 지난 1988년 '수복지역내소유자미복구토지의복구등록과보존등기등에관한특별조치법'이 제정돼 경기·강원 11개 시·군에 걸친 수복지역에서 원소유자들에게 토지를 돌려준 적이 있다. 수복지역이란 북위38도 이북 중 한국전쟁의 정전협정에 따라 대한민국에 편입된 군사분계선 이남 지역을 뜻한다. 당시 서류가 없는 자는 1945년 8월 15일부터 1953년 7월 27일 사이 해당 지역에서 거주한 자 3명 이상의 보증서를 받아 소유자복구등록을 할 수 있었다.

다만 이 특별법은 해당 지역 토지의 지적공부와 등기부가 31% 가까이 소실된 상황에서 간이한 절차로 등기를 정리하게 하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 북한 토지개혁 당시로부터 불과 몇 년 지나지 않아 수복된 지역이라는 점도 고려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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