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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단에 의결권을 위임할 수 있을까

[the 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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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구분소유자 또는 관리단의 구성원이 아닌 관리단 자체 즉 단체 자체에 대한 위임은 불가능하다(대구고등법원 2017나385).

집합건물법상 관리단은 구성원 전원을 대상으로 당연히 설립되는 단체이다. 그렇다면 관리단 집회 절차를 진행할 때, 구분소유자 개인이 아닌 관리단에게 위임을 해도 적법할까. 일반 자연인이 아닌, 관리단에게 위임을 할 경우 좀 더 공신력이 있다고 생각하는 일반인이 있을 수 있는바, 이 질문에 대답해줄 만한 고등법원 판례를 소개한다.

이 사건의 피고는 해당 건물 상가 구분소유자 전원을 구성원으로 해 설립된 관리단이며, 법원의 허가에 따라 임시집회를 개최했다. 그러나 구분소유자인 원고들은 위 임시집회는 의결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하자가 있으므로 위 결의의 무효 확인을 구하는 소를 제기했다.


이에 피고는 구분소유자 가운데 27명은 이 사건 임시총회에 불출석했으나 ‘…구성원 구성 및 의결사항에 대해 본인의 권한을 위임할 것을 확약합니다’라는 내용이 포함된 등기점주 협의회 가입신청서 및 확약서를 작성했으므로 이 사건 임시총회안건에 찬성한다는 의사표시를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위 ‘등기점주 협의회 대표단’은 집합건물법에 의해 당연 설립되는 관리단 즉, 비법인사단인 피고를 의미하는 것이므로 피고 구분소유자 27명이 작성한 위임의 상대방은 단체임을 확인했다. 따라서 자연인이 아닌 단체는 총회에 참석할 수도 없고 찬성의사를 표시할 수도 없으며, 나아가 피고의 대표가 이 사건 임시총회에서 불출석자를 대리해 찬성의사를 구두로 표시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이 사건 가입신청서 및 확약서를 작성한 구분소유자들이 임시총회 당시 대리인을 통해 찬성한다는 의사를 표시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즉, 관리단 자체는 총회를 개최하는 주체일 뿐, 위임의 대상이 될 수는 없다. 관리단은 비법인 사단이며, 따라서 총회 참석 등에 있어서 위임을 하기 위해서는 그 구성원에게 위임을 할 수밖에 없다. 결국 관리단 구성원이 아닌 관리단 자체를 수임인으로 한 위임장은 수임인이 특정되지 않아 무효로 된다는 사실에 주의해야 할 것이다.


[법무법인 로고스의 권형필 변호사는 주로 집합건물과 부동산 경매 배당 관련 사건을 다루고 있다. 저서 집필, 강의, 송무 등으로 활동 중이다. 머니투데이 더엘(the L)에 경매·집합건물 관련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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