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검찰은 이날 참여연대 측을 소환해 첫 고발인 조사에 들어갔다. 임지봉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소장(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조사를 위해 출석했다.

임 소장은 출석에 앞서 취재진에게 "법원행정처 법관들은 재판하는 법관들이 아니고 행정조직에 속한 법관들"이라며 "그렇기에 사법권 독립을 이유로 법원행정처에 대한 검찰 수사를 물리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없다"고 운을 뗐다. 이어 "여러가지 조사보고서에서 나온 법관 사찰이나 재판거래 의혹 등과 관련해 검찰이 철저한 수사를 하라고 촉구하기 위해 고발인 조사에 임하려 한다"고 말했다.

임 소장은 특히 법원행정처 내에서 삭제되거나 열람되지 않는 파일에 대한 조사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별조사단이 열어본 파일은 키워드 넣어서 검색한 410개 파일에 불과하다"며 "문제가 터졌을 때 양 전 대법원장 시절법원행정처는 2만개가 넘은 파일을 긴급삭제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이 긴급 삭제된 파일들도 검찰의 포렌식 장비 등 동원해 복구하고 다시 열어서 철저한 진상규명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 소장은 법원행정처가 파일에 대한 임의제출을 하지 않을 경우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검찰이 수사해 단서가 잡히고 증거 확보를 위해 열어봐야 할 파일이라고 판단하면 법원이 임의제출을 하지 않는 이상 강제수사에 나서 나머지 파일을 열어 사건 진상을 낱낱이 규명하고 철저히 성역없는 수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까지 대법원 사법농단 의혹과 관련한 고발 건수는 약 20건에 달한다. 서울중앙지검은 18일 '최정예 수사팀'으로 꼽히는 특수1부에 이 사건을 재배당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법원행정처에 관련 하드디스크 등을 통째로 임의제출하라고 요청한 상태다. 임 전 차장에 대해서는 출국금지 처분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