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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기자수첩] 대법원 겨눈 檢…사법신뢰의 갈림길

[the L]


"도대체 이거 언제 끝나는 거죠?" 대법원을 취재하는 기자에게 대법원 관계자가 되레 물었다. 이른바 '사법농단 의혹' 사태로 대법원이 겪고 있는 곤혹스러움이 묻어난다.


'사법부의 심장' 대법원이 검찰의 수사를 받는 사상 초유의 사태다. 대법원이 압수수색을 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재판거래·법관사찰 등 사법농단 의혹과 관련해서다. 검찰은 의혹 관련자들의 PC 하드디스크를 통째로 요구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26일 하드디스크 실물이 아닌 410개의 파일과 과학수사 자료만 검찰에 제출했다.


처음엔 누구도 판이 이렇게 커질지 몰랐다. 시작은 사법행정권 남용 문제였다. 법원행정처가 진보성향 판사들의 모임인 국제인권법연구회의 행사를 축소하려 했다는 의혹이었다. 그러나 '판사 블랙리스트' 의혹으로 번지더니 급기야 재판거래 의혹까지 불거졌다. 3차례에 걸친 조사를 통해 법원 스스로 찾아낸 의혹이다. 


김명수 전 대법원장은 수사협조를 약속했다. 당연한 수순이었다. 그냥 덮을 수도 없고, 최종심급인 대법원이 직접 고소·고발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그렇게 공은 검찰로 넘어갔다. 검찰의 행보를 보면 적당히 하고 말겠다는 뜻은 없어 보인다. 검찰은 이 사건에 최정예 ‘칼잡이 부대’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를 투입했다. 환영할 일이다. 사법부의 신뢰 회복을 위해서도 철저한 진상규명과 적폐청산은 반드시 필요하다. 누굴 탓할 일이 아니다. 사법부 스스로 자초한 일이다. 


그러나 한켠에선 불안감이 엄습한다. 사법신뢰를 다시 세우기 위해 시작된 수사가 오히려 사법신뢰의 붕괴를 초래하지 않을지 하는 우려다. 검찰이 대법원에 대해서도 확인되지 않은 피의사실을 특정 언론에 흘리는 망신주기식의 언론플레이를 벌인다면 그런 우려가 현실화될 수 있다. 또 만에 하나라도 검찰이 대법원 수사 과정에서 별건의 혐의를 찾아내 법원의 목줄을 쥐고, 영장 청구 등의 과정에서 뒤로 법원을 압박하는 일도 결코 있어선 안 될 일이다. 진상은 철저히 규명하되 선은 지키는 수사가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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