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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法형통

[알쓸신법] 대법원이 검찰에 PC 넘기는 건 정말 불법일까?

[the L]

편집자주알아두면 쓸데있는 신기한 법률상식들을 소개합니다. '안물안궁'(안 물어봤고 안 궁금함)이어도 두고두고 도움이 될 지식들을 알려드리겠습니다.
대법원/사진=뉴스1

"컴퓨터 하드디스크 실물을 통째로 내놔야 한다." vs "공무상 비밀과 개인정보보호법 문제로 줄 수 없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재판거래와 법관사찰 등 사법농단 의혹 관련자들의 컴퓨터 하드디스크 실물 등을 통째로 달라고 검찰이 요구했지만 대법원은 26일 일부 자료만 골라서 제출했습니다. 

사법행정권 남용의혹과 관련성이 있는 410개 파일만 제공하고, 하드디스크는 현재 제기된 의혹과 관련성이 없거나 공무상 비밀이 담겨있는 파일 등이 대량으로 포함돼 임의제출을 하지 않았다는 것인데요. 대법원은 공무상 비밀과 개인정보보호법 문제로 자료 전체 제출이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대법원이 검찰에 컴퓨터 하드디스크 실물 등 자료를 전부 넘기는 것은 정말 개인정보보호법을 어기는 것일까요?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이 해당 컴퓨터 하드디스크 실물 등 자료를 전부 넘기는 것은 실제로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합니다. 문제의 법원행정처 컴퓨터에는 해당 컴퓨터를 사용했던 여러 명의 판사들이 개인적으로 작성·보관한 파일이나 개인·민감 정보가 포함된 파일들이 담겨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검찰은 컴퓨터 외에 관련자들의 업무용 휴대폰과 공용이메일 기록,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등이 사용한 법인카드 내역과 관용차 운행 일지까지 제출하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여기에도 개인·민감정보가 들어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개인정보는 살아 있는 개인에 관한 정보로 성명, 주민등록번호 및 영상 등을 통해 개인을 알아볼 수 있는 정보를 말합니다. 해당 정보만으로는 특정 개인을 알아볼 수 없더라도 다른 정보와 쉽게 결합해 알아볼 수 있는 것까지 포함합니다. 민감정보란 사상·신념, 노동조합·정당의 가입·탈퇴, 정치적 견해, 건강, 성생활 등에 관한 정보, 그 밖에 정보주체의 사생활을 현저히 침해할 우려가 있는 개인정보를 뜻합니다.

개인정보의 경우 정보주체(작성자)의 동의를 받는 것과 별도로 수사기관의 범죄 수사에 필요하다면 제3자에게 제공하는 것을 허용하지만 민감정보는 그렇지 않습니다. 정보주체의 동의가 반드시 있어야만 제공이 가능합니다. 이 때문에 대법원의 하드디스크 등에 민감정보가 있을 경우 대법원은 검찰에 관련 자료를 제공하기가 어렵게 됩니다.

또 컴퓨터 하드디스크에 있는 파일의 주인을 구체적으로 파악하는 것도, 파일마다 동의를 받는 것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기 때문에 모든 자료를 제출하는 것은 대법원 입장에서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또 개인정보보호법 외에도 공무상 기밀이 담긴 자료를 외부로 넘기게 되면 형법상 공무상비밀누설죄에도 적용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검찰이 대법원으로부터 수사에 필요한 컴퓨터 하드디스크 실물 등을 통째로 얻을 방법은 없는 것일까요? 합법적인 방법이 있습니다. 법원에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는 것입니다.

실제로 민간기업들도 수사기관에서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 제출 요구할 경우 해당 컴퓨터에 사용자의 개인정보 또는 민감정보가 포함돼 있을 가능성이 높아 압수수색 영장을 가져와야만 내주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검찰은 이날 진실규명을 위해서는 해당 컴퓨터 하드디스크 실물 등 증거 능력이 있는 자료가 필수적이라며 이를 얻을 방법을 다각도로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사실상 압수수색 영장 청구 등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되는데요. 이 경우 법원이 이를 발부할지도 변수입니다. 검찰 뿐 아니라 법원의 선택까지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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