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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바뀐 갑을 관계…'블랙 을'의 횡포

[the L]12년차 공정거래전문 변호사가 말해주는 '공정거래로(law)' 이야기

편집자주외부 기고는 머니투데이 'the L'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기고문은 원작자의 취지를 최대한 살리기 위해 가급적 원문 그대로 게재함을 알려드립니다.

# ‘ㅇㅇ카페’ 가맹본부 A는 워크샵 방식으로 「ㅇㅇ카페 공모전: 땡뀨! 리얼크리에이터」를 개최하였다. 공모전을 개최한 목적은 가맹본부 A의 영업표지인 ‘ㅇㅇ카페’의 브랜드 가치에 맞는 작가를 발굴하고 인재를 양성하여 “올바른 창작환경의 확산”이라는 개념을 추가하고, 브랜드 가치를 강화하기 위함이었다.

가맹본부 A는 공모전의 행사비용 약 4,700만 원 중 절반을 16개 가맹점주가 부담하라고 통보하였다. 공모전 비용 분담통지 후 가맹본부 A는 16개 가맹점주 중 15개 가맹점주로부터 공모전 비용을 수령하였다.


이러한 경우 가맹본부 A의 행위는 가맹사업법 제12조 제1항 제3호에서 금지하는 ‘불이익제공행위’에 해당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공정위(위원회)는 △ 가맹본부 A가 공모전을 통하여 가맹본부 A의 브랜드 이미지가 강화되어 가맹점주의 상품판매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고, △ 가맹점주가 부담한 공모전 비용이 가맹점주의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 않으므로 가맹점주에게 공모전 소요비용을 부담하게 한 행위는 불이익을 제공한 것으로 볼 수 없으며, △ 가맹본부 A와 가맹점주가 공모전 개최비용을 포함하여 각종 광고비용을 각각 절반씩 부담하는 사실을 정보공개서를 통하여 미리 알렸고, △ 이를 가맹계약서에도 반영하였으며, △ 공모전의 주제가 브랜드 이미지 또는 상품광고와 직접 연관이 있는지 여부에 따라 공모전과 브랜드 간 관련성을 판단하는 것은 타당하지 아니하다는 점을 근거로, 가맹본부 A의 공모전 비용 부담행위는 가맹사업법에서 금지하는 불이익제공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 공정위 심사관 "공모전, 상품홍보와 직접 연관 없고 오히려 매출하락…불이익제공행위에 해당 판단"

이 사례는 공모전 비용 분담에 불만을 가진 가맹점주들이 가맹본부 A가 가맹사업법 제12조 제1항 제3호에서 금지하는 ‘불이익제공행위’를 하였다는 이유로 공정위에 신고한 것으로, 가맹점주들의 신고를 접수한 공정위 심사관은 가맹본부 A의 행위가 불이익제공행위에 해당된다고 보고 심사보고서를 상정했다.

즉, 공정위 심사관은 △ 공모전 개최목적이 브랜드 가치에 맞는 작가 발굴 및 인재양성으로 보이고 그 주제도 가맹점주가 판매하는 상품의 홍보, 판매촉진 등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고 보기 어려워 해당 공모전으로 가맹점주들에게 상품 판매촉진, 매출액 증대 등 전국적인 광고 효과가 발생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점, △ 공모전을 전후하여 가맹본부 A의 가맹점 수와 매출액은 증가한 반면, 가맹점주들의 연 매출액은 대부분 감소하여 브랜드 이미지 강화효과를 가맹본부 A가 독점하고 가맹점주들은 비용만 부담한 것으로 보이는 점, △ 공모전 비용을 부담한 가맹점주 중 상당수가 영업부진으로 휴업 또는 폐업을 하는 등 경영 여건이 매우 어려운 상황인 점, △ 가맹본부 A가 가맹점주들과 공모전 개최, 비용부담 등에 관하여 협의한 사실이 없고, 일부 가맹점주가 비용분담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자 가맹계약 해지를 언급한 점 등을 고려할 때, 가맹본부 A가 공모전 비용을 부담하게 한 행위는 자신의 가맹점주들에게 부당하게 불이익을 제공한 행위에 해당된다고 주장했다.

◇ 공정위 위원회 "이미지 제고 효과가 있다면 불이익제공행위라고 보기 어려워"

이러한 공정위 심사관 주장에 대해 가맹본부 A는 △ 전국광고의 실시는 매출액과 상관관계가 직접적으로 드러나지 않을 수 있는 점, △ 단기간의 매출 증가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위하여 실시되는 점, △ 광고의 소요비용을 선택적으로 부과하게 된다면 무임승차하는 가맹점주들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사전설명을 하였다는 점, △ 소요비용을 50%씩 분담하였기 때문에 분담금이 적정하다는 점, △ 결과물은 상품홍보에 사용된다는 점을 들어 가맹점주들에 대한 가맹본부 A의 광고비 분담은 정당한 행위라고 반박했다.

이에 공정위 위원회는 다음과 같은 사항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가맹본부 A의 행위는 가맹사업법 제12조 제1항 제3호에 해당하는 위법한 행위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우선, △ 공모전은 가맹본부 A의 주요한 광고수단으로 활용되고 있고 공모전이 가맹점주가 판매하는 제품과의 구체적인 관련성이 없다고 하여 ‘ㅇㅇ카페’ 브랜드의 이미지 제고효과가 없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 가맹본부 A의 행위가 가맹점주에게 불이익을 제공한 행위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가맹점주에게 다소 불이익한 정도를 넘어 판매목표 강제, 이익제공 강요 등과 동일시할 정도로 불이익을 주었음이 입증되어야 하는바, 가맹본부 A의 행위로 인해 가맹점주에게 초래된 불이익의 규모와 공모전이 매출증가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점 등을 입증할 자료가 없는 점, △ 가맹점주의 영업부진, 휴·폐업 등과 공모전 간에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할 때 불이익을 제공한 것으로 보기 곤란하다고 판단했다.

또한, △ 가맹계약서에 브랜드 이미지광고, 상품광고, 공모전 등 광고의 대상, 실시방법, 비용분담의 원칙 및 방식 등에 관하여 세부적으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공모전은 가맹본부 A가 계약서에 근거를 두고 시행된 것인 점, △ 가맹점주가 공모전 소요비용 부담을 거절할 경우 그 자체로 계약해지 사유가 되는 것은 아니므로 가맹본부 A가 가맹점주들에게 비용부담을 통지하는 등의 과정에서 계약해지를 언급한 행위만으로 부당성이 당연히 인정되는 것으로 보기는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할 때, 가맹본부 A가 자신의 거래상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한 것으로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했다.

◇ "갑이든 을이든 부당한 횡포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점 확인해 준 사례"

이 사례는 최근 공정위가 사회전반에 뿌리 깊게 박혀 있는 이른바 가맹본부의 갑질을 개선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시류에 편승해 한 몫 챙기려는 소위 ‘블랙 을’, ‘슈퍼 을’의 횡포에 대해 제동을 건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가맹본부 A가 이미 가맹점주들과의 가맹계약서에서 공모전 실시에 대한 비용 분담을 명시하였고, 공모전 개최 결과 브랜드 이미지가 강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가맹점주들이 자신의 매출액이 증가하지 않은 것을 이유로 가맹본부 A의 적법한 행사비용 분담에 대해 공정위 신고는 물론, 검찰고소, 민사소송, 언론보도 등까지 강행하는 악의적인 을의 횡포가 자행되었고, 이에 대해 공정위에서는 갑이든 을이든 부당한 횡포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시켜 준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법무법인(유한) 바른의 공정거래팀 파트너 변호사로 근무하고 있는 백광현 변호사(연수원 36기)는 공정거래분야 전문가로 기업에서 발생하는 복잡다단한 공정거래 관련 이슈들을 상담하고 해결책을 제시해 주고 있으며,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공정거래법 실무)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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